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전략산업 분야 11개 계약·MOU 체결 韓재계, 1500억 달러 대미 투자 계획 HD현대, 조선 투자 프로그램 조성 대한항공, 보잉기 103대 추가 도입 고려아연·록히드마틴 게르마늄 공급
미국 워싱턴D.C.에 집결한 재계가 총 1500억 달러(한화 약 209조원) 규모 대미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총 11건의 계약 및 양해각서(MOU)가 쏟아졌다.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주제로 한미 협력의 핵심인 조선 외에도 원자력·항공·핵심광물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우리 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은 손을 맞잡았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각 기업들에 따르면 라운드테이블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총 16인의 국내 기업인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공동회장 등 총 21명의 미국 기업인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
조선 부문에서는 HD현대가 서버러스 캐피탈,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 투자 프로그램은 미국 조선업, 해양 물류 인프라, 첨단 해양 기술을 포함해 미국과 동맹국의 해양 역량을 재건·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투자 분야는 미국 조선소 인수 및 현대화,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기자재 업체 투자, 자율운항·AI 등 첨단조선기술 개발 등이다.
HD현대는 투자 대상의 기술적 타당성과 경쟁력, 성장 가능성을 검토해 투자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HD현대는 축적된 선박 건조 기술력과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업의 현대화·첨단화를 지원하고, 양국이 함께 글로벌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 참석해 개리 콘 IBM 부사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삼성중공업은 미국 조선사 비거 마린 그룹과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와 관한 MOU를 체결했다. 미국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 MRO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으며, 향후 상선 및 특수선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미국과 공동 건조도 추진할 발판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은 약 50조원을 투입해 미국 보잉사의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GE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기 예비 엔진을 1조원 규모로 구입하는 계약과 함께 18조2000억원의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을 추진한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를 대비하고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면서 선제적으로 항공기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핵심 광물 공급망에 대한 MOU도 이어졌다. 고려아연은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방위산업의 핵심 소재인 게르마늄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울산 온산제련소에 14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통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 계획도 세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엑스-에너지(X-energy), 한국수력원자력과 SMR 사업에서 협력한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이번 협약이 양국 에너지 산업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두산의 검증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오른쪽 두 번째), 프랭크 브루노 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HD현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최고경영자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보잉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구매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대한항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 두 번째),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고려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