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방산·마스가 더 확실하게”… HD현대중공업·미포조선 합병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28010013861

글자크기

닫기

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8. 27. 19:17

이사회서 '통합 HD현대중공업' 의결
2035년 방산 연 매출 10조 달성 목표
기술역량 결집… 글로벌 경쟁력 제고
HD현대그룹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결정했다. 지난 2019년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 설립 이후 처음으로 단행하는 대규모 재편으로, 사실상 특수선 사업부를 강화하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연 1조원 규모 방산 매출을 10년 후 10배로 키워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세계적으로 최근 대규모 방산 수주 프로젝트가 예고된 상황에서, 양사 합병으로 중대형 선박 건조능력을 모두 확보해 더욱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HD현대미포 2개 도크는 특수선용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향후 수주 증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HD현대는 해외 법인 거점을 통합 관리하는 투자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생산 효율화에 나선다. 또한 마스가 프로젝트에 따른 투자와는 별개로 미국 현지 법인을 신설해 사업 확장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27일 HD현대중공업은 이사회를 열고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의결했다. 양사는 임시주주총회 및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올해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새로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방산 분야에서 오는 2035년까지 연 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번 사업 재편은 지난 2019년 이후 처음 단행되는 대규모 사업 조정이다. 앞서 HD현대그룹은 당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면서 구조를 재편했던 바 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무산됐으나, 중간지주사는 산하 사업회사의 컨트롤타워로 전략 및 투자를 총괄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방산 부문을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중형 선박을 건조하던 HD현대미포와 대형, 특수선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HD현대중공업이 합병하면 종합적인 역량 확장과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HD현대미포 4개 도크 중 2개를 특수선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날 설명회를 열고 "현재 운영하지 않는 5번 도크까지 재가동하는 것을 고려해서 매출 목표를 설정했다"며 "기존 도크를 활용하지만 조선 쪽 매출도 유지되는 이유는 HD현대미포의 1, 2번 도크에서도 특수목적선인 쇄빙선 등을 추가적으로 건조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미국과의 협력 기반인 '마스가 프로젝트' 가동으로 수혜를 전망하고 있다. 약 2년 후부터는 미국 수주 물량에도 HD현대미포 도크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해군과 가장 사양이 유사한 이지스함과 관련해서도 "현재 우리가 건조하는 비용이 미국 건조 비용의 절반 정도로 알려져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수익성을 충분히 기대할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한 조선사로 확실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췄다. 여기에 HD현대미포가 갖춘 함정 건조에 적합한 사이즈의 도크와 설비 및 우수한 인적 역량을 결합, 급증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기회를 빠르게 포착한다는 방침이다.

양사 합병은 글로벌 거점을 통합 관리하는 데에도 용이하다. HD현대미포가 지분 55%를 보유한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한국조선해양이 최근에 인수를 결정한 HD현대비나(가칭), 필리핀 수빅 조선소 임차로 영위하는 HD현대중공업 필리핀까지 거점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이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과 싱가포르에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을 설립한다. 해당 법인은 해외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허브 역할로, 향후 경쟁력 있는 해외 야드를 활용해 상선 점유율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합병법인과 HD한국조선해양이 각자 보유한 해외 법인 지분을 넘길 예정으로,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면 한국조선해양이 60%,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지분 40%를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싱가포르는 동남아 생산설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현지 재투자에 최적화된 여건을 가지고 있다"며 "각사가 해외 야드를 개발 운영하면 자원과 인적 역량이 모두 분산돼 비효율이 발생했기 때문에 통합 운영 체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HD현대는 미국에도 신규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마스가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는 별건으로 자체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만약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 및 조선사 인수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HD현대는 "본격적인 미국 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명확하게 결정된 바는 없지만 HD한국조선해양 산하에 두는 것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은 '더 넓은 시장', '더 강한 조선'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고민한 결과"라며 "통합 법인 출범으로 시장 확대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이뤄내 미래 조선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선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