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재판 독립 천명·신분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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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대법원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사법부의 재판권은 헌법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고, 법관에게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라는 막중한 책무가 부여돼 있다"며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다할 때 국민은 비로소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고, 이러한 국민의 굳건한 신뢰야말로 사법부 존립의 가장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항상 절제하는 자세를 가지고 재판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법관은 시대적 사명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적인 영역은 물론 사적인 부분에서도 신독(愼獨)의 정신을 되새기며, 언제 어디서나 항상 자신을 삼가고 절제하는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라며 "인간에 대한 깊은 존중과 사회적 약자·소수자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을 갖추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사회의 갈등과 혼란이 날로 격화되고 이러한 갈등과 분쟁을 법정에서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은 만큼 사법부가 지닌 책무의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오직 독립된 재판을 통해서만 사법부에 주어진 헌법적 사명을 온전히 수행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할 수 있다"며 "재판의 독립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법관은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봉사자임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2일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세종대왕의 통치 철학을 빗대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한 데 이어 이날 임명식사를 통해 사법부의 독립성 보장을 거듭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월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파기환송한 것을 두고 '대선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연일 조 대법원에 대한 사퇴 압박을 높이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정농단 박근혜, 내란사태 윤석열도 탄핵했다"며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고 적으며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여당 주도로 오는 30일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긴급청문회'를 열기로 했으며, 불출석 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