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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걸 명예회장 어떤 인물이었나…세대 관통하는 친환경·기술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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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10. 06. 17:50

아연잔재 재처리 기술 상용화 등 친환경 사업 강조
사람 중심 경영 38년 무분규, 102분기 연속 흑자 원동력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가입…'패밀리 아너'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모습(가운데)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모습(가운데). /고려아연
고려아연의 현재 가장 큰 화두는 친환경이다.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에도 친환경이 중심에 자리했다. 최창걸 명예회장은 회장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이후에도 연구개발(R&D)에 끊임없는 투자를 지시하면서 현재 고려아연이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최 명예회장의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의 결과는 창업초기와 경영성과를 비교해 보면 아연 생산 능력은 연 5만톤에서 65만톤, 매출액은 114억원에서 12조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회사가치의 척도인 시가총액도 최대 20조원에 육박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뤘다.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추진 배경에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 고민은 최 명예회장이 주도권을 잡던 시절에는 친환경과 노사화합으로 대표된다. 결국 세대가 넘어가면서 최 명예회장의 고민이 신재생·자원순환·이차전지 등으로 구체화하고 38년 무분규로 진화한 셈이다.

◇제련은 친환경 사업이어야…기술개발 강조

6일 타계한 최창걸 명예회장은 제련산업을 공해산업이 아닌 친환경 사업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중 하나로 아연 잔재를 환경 친화적인 청정 슬래그 형태로 만들어 시멘트 원료로 판매하는 등 아연잔재 재처리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 기술로 고려아연은 전세계 아연 제련소들의 공통적인 고민이었던 아연잔재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했다.

이날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 명예회장은 2002년 이후 명예회장으로 한발 물러 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회사의 기술과 경영에 도움을 줬다. 자원 리사이클링 전담 부서를 신설해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산업용 자동차용 폐배터리, 폐PCB, 아연재 등을 적극적으로 수거해 원료로 사용하는가 하면 유가금속을 다시 회수함으로써 폐기물의 무분별한 처리를 막았다.

고려아연이 연간 100만 톤이 넘는 각종 광석 및 재생물질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회수하는 금, 은, 인듐, 안티모니 등의 희소금속들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며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같은 기술개발은 2025년 현재 고려아연의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는데 원동력이 됐다. 최근 고려아연의 '아연 제련 공정에서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은 산업통상부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 최종 포함됐다.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은 아연 제련업계에서 매우 희소한 기술로 고려아연만이 유일하게 상용화했다. 쉽게 말해 해외 이전때는 심사 대상이 될 정도로 정부가 특별관리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노사화합 실천하고 공정성 강조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회의에 참석한 모습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회의에 참석한 모습./고려아연
고려아연은 재계에서 독특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38년 무분규와 102분기 연속 흑자라는 점이다. 그만큼 노사 간 신뢰가 굳건하고, 투자와 주주환원의 기반이 되는 영업이익을 충분히 냈다는 뜻이다. 고려아연은 IMF와 금융위기 등 국가와 기업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구조조정이나 명예퇴직을 실시하지 않았다.

최 명예회장은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장학사업을 비롯해 임직원들의 해외연수를 꾸준하게 실시해 왔다. 또한 인재 채용이나 업무 처리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최 명예회장을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최 명예회장님은 고려아연을 최 씨 가문이나 특정 누구의 회사가 아닌 임직원 모두의 회사라고 생각하셨다. 또한 같이 일하는 직원들을 동료를 넘어 가족과 같이 여기셨다. 늘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없는지 물으셨고, 다른 회사의 좋은 제도가 있으면 먼저 도입하자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기부도 꾸준히 실천해 왔다. 최 명예회장은 1981년 명진보육원 후원을 시작으로 이익의 일정액을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원칙을 실현해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사회복지단체와 상호협력적 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의 회원인 최 명예회장은 이후 부인인 유중근 경원 문화재단 이사장과 아들인 최윤범 회장이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을 하며 '패밀리 아너'로 기록됐다. 이런 사회 공헌 활동의 공을 인정받아 최 명예회장은 2013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국민훈장 동백상'을 수상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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