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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식 개인전 ‘환생(還生)’, 종로 인사아트센터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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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나 기자

승인 : 2025. 10. 15. 16:23

“사라진 것들이 빛으로 돌아오다”..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진행

이달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종로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는 윤현식 작가의 개인전 '환생 還生'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존재의 뼈대를 남기고 사라진 것들과 사라짐 너머에서 다시 피어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림은 죽음이 아닌 순환의 기록이며, 사라진 것들이 다시 빛으로 변하는 순간을 담는 일"이라는 윤 화백의 말을 통해서도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를 알게 된다.


윤 작가의 작품 앞에서는 '보다'라는 감각에서 '느끼다'라는 감각으로 옮겨가게 된다. 무수한 구멍과 균열, 흔적과 질감이 우리 안에 잠재된 기억을 흔들고, 침묵 속 형상들은 삶과 죽음, 관계와 고독을 속삭인다. 그 인체들은 모두 닮았으나 결코 같지 않다. 아이와 어른, 남성과 여성, 검과 그림자, 모두가 시간의 굴곡을 입고 서 있다. 언뜻 보면 낡고 거칠지만, 그 안에서는 찬란한 생명이 피어나고 있다. 


그가 사용한 재료는 석체(石體)다. 이는 광물성 분말을 안료처럼 녹여 사용한 재료로, 화면 위에 쌓이며 돌처럼 굳어가는 물질의 시간성을 상징한다. 석체 분말이 쌓여 만들어진 두터운 질감은 단단한 형체로 남고, 표면 아래엔 부서진 기억과 생명의 흔적이 교차한다. 석체는 '먹'의 무게를 품되 수묵의 번짐은 거부한다. 선과 곡선이 층층이 얽히는 모습은 땅속에서 생명이 몸을 틀고 다시 빛을 향해 솟아오르는 듯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생명의 진동은 윤 작가의 대표작 '숨의 기억'으로 시각화되어 있다. 거칠고 단단한 표면 위 불규칙한 균열이 생명의 리듬처럼 이어지고, 미세한 틈새마다 빛이 스며든다. 그 틈은 상처의 흔적이자 회복의 통로다. 조명 아래에서는 화면의 요철이 미세하게 드러나며, 단단한 표면이 빛을 흡수하고 내뿜는 호흡 같은 모습이 연출된다. 이에 대해 윤 화백은 '고통은 생명이 깨어나는 자리이고, 균열은 새로운 생명이 숨 쉬기 위한 입구"라고 견해를 전했다.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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