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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반등했지만 대출금리도 껑충…지표금리 상승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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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10. 27. 18:31

연말 수신 확보·지표금리 상승에 예금금리 ↑
금리 상승에 '대출 절벽 가속' 우려도 커져
대출상담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상담 창구 모습./연합
이달 들어 은행권서 예금금리가 잇따라 상승하는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이 연말 자금 수요에 대비해 수신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더해, 기준금리 동결과 부동산 대책 등의 영향으로 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상승한 것을 반영한 결과다.

문제는 연말 '대출절벽'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대출 총량 관리와 NIM(순이자마진)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상황에서, 예금금리 상승분이 대출금리에도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55~2.60%로, 전월 말(2.45~2.55%) 대비 0.05~0.1%포인트가량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지난달 말 2.50%에서 이달 2.60%로 0.1%포인트 인상했고, 우리은행 'WON(원)플러스예금'도 같은 기간 0.1%포인트 올라 2.60%를 기록했다.

연말 자금 수요 확대에 앞서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통상 은행들은 내년 대출 영업에 대비해 하반기부터 수신 유치에 집중한다. 여기에 4분기 대규모 예금 만기 도래와 가계·기업의 자금 수요 등에도 대응해야 하는 만큼, 수신금리를 높여 기존 예금의 이탈을 막고 자금 재유치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크다.

지표금리 상승 영향도 컸다. 지난 24일 은행 예금금리의 기준금리인 은행채 1년물(AAA) 금리는 지난 4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2.6%대를 넘어섰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지연 및 '10·15 부동산 대책' 등으로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차주들의 대출금리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채 등 지표금리 상승은 곧 대출금리 상승으로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은 이달 초 3%대를 돌파한 뒤 2.9%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변동금리형 주담대에 연동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지난 9월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하며 약 1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은행들은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산정한다.

가산금리도 역주행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가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는 지난 6월 1.16%에서 8월 1.24%로 두 달 새 0.0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표금리는 2.86%에서 2.81%로 0.05%포인트 하락했지만, 가산금리가 더 많이 올라 오히려 전체 대출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8월 이후의 지표금리 상승분까지 반영될 경우, 주요 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가 4% 중반대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하단은 지난 8월 3.46~5.57%에서 이날 기준 3.60~5.69%로 0.12~0.14%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예금금리 인상은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인하했던 금리를 다시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며 "대출금리의 경우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 기조가 유지되는 만큼 연내 큰 폭의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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