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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젠슨 황 효과 ‘파죽지세’…깐부치킨 ‘오픈런’ 넘어 K-치킨 전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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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인턴 기자 | 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1. 0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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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깐부치킨 삼성점 앞에서 손님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젠슨 황 같은 기술자가 정치를 하면 좋을 것 같다."

5일 13시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치킨' 삼성점 앞의 대기 줄은 일종의 '공론장'을 이루고 있었다. 깐부치킨 삼성점은 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방문해 화제를 모은 매장이다.

이날 매장 오픈 대기 줄에서는 정치, 주식, 경제 등 다양한 주제들이 오갔고, 이 모든 대화의 중심에는 단연 엔비디아가 있었다.

매장 오픈 시각보다 2시간 먼저 인근에 도착했다는 한 70대 노인은 "엔비디아 주식에 투자하고 있어서 이 자리에 와서 좋은 기운을 받고 가려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내 "우리나라도 젠슨 황처럼 똑똑한 기술자가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라며 웃음 지었다.

60대 김천석 씨는 "길 가다가 인근이라고 해서 잠시 구경을 왔다"라며 이 자리에 모였던 기업 총수들의 좋은 기운이 전국적으로 퍼져 어려운 경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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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치킨 삼성점 앞에 젠슨 황 CEO 테이블 좌석의 이용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매장 앞에 붙어 있는 총수들의 사진도 화제였다. 대기를 위해 줄을 서는 일부 손님들은 자신의 카메라를 들어 젠슨 황,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이 치맥을 즐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인근 학원에 가는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성민(18) 씨는 "집 인근 가게가 젠슨 황 때문에 유명해질 줄 몰랐다"라며 "매일 가게 앞을 지나는데 인증 사진 찍는 사람들을 항상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사진 속 기업인들이 앉았던 자리는 당연히 '명당'으로 통하며 오픈과 동시에 가장 먼저 자리가 채워지는 곳이 됐다. 가게 문 앞에는 '젠슨 황 CEO 테이블 좌석은 모두를 위해 이용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한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있다.

가게 사장 손민지 씨는 "젠슨 황이 다녀간 사진을 액자로 꾸며 제대로 달 것"이라며 "손님들이 좋은 기를 받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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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치킨 삼성점 앞에서 한 고객이 인증샷을 찍고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깐부치킨 삼성점 뿐만 다른 깐부치킨 가맹점들도 '젠슨 황'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핫플'로 떠오르는 서울 성수동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한 깐부치킨 점주는 새로 나온 'AI 깐부 세트'가 가장 인기라고 전했다. 바삭한 식스팩, 크리스피 순살, 치즈스틱으로 구성된 이 세트는 기업 총수들이 당시 주문했던 메뉴들을 묶어 본사에서 출시한 신제품이다.

이 점주는 "총수들이 먹은 세트 메뉴들이 근래 가장 잘 나간다"며 "이 중 우리 매장에서는 바삭한 식스팩 메뉴가 가장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우리 매장은 원래 외국인이 많이 찾는 편"이라면서도 "이번 총수들의 깐부치킨 회동이 확실히 외국인 고객들에게도 홍보 효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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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에 소재한 한 깐부치킨 매장에서 고객들이 식사하고 있다./ 이태경 인턴 기자
실제로 치맥 회동 후 전국의 깐부치킨 매장은 전체 매출액이 기존 대비 최소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직영점은 가맹점에 공급할 닭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번 '치맥 회동 효과'는 깐부치킨이라는 특정 브랜드를 넘어 국내 치킨업계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BQ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증가했고, 4주 전 대비 매출이 약 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bhc도 30일 매출이 치맥 회동 전날인 29일 대비 약 10% 증가했고, 교촌치킨은 이달 1~2일 매출이 지난주 같은 요일보다 10%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치맥 회동이 목요일 저녁에 진행되다 보니, 주말 외식 메뉴로 치킨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치킨업계가 전반적으로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태경 인턴 기자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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