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K9 실어 나른 현대글로비스…브레이크벌크 시장 접수 시동

K2 전차·K9 자주포 수출 적시 운송
글로벌 E2E 일괄 운송 경쟁력

지난 9월 국내항에서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에 폴란드 수출되는 K2 전차가 선적되고 있는 모습./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폴란드향 K2 전차와 K9 자주포 운송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방산·중공업 등 브레이크벌크(대형·중량) 특수화물 운송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 전략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하는 물류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13일(현지 시간) 자동차운반선(PCTC)을 통해 현대로템의 K2 전차 20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21문을 폴란드 그단스크항에 안전하게 인도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에스토니아로 K9 자주포 6문을 적시에 운송하며 방산 물류 수행 역량을 이미 입증한 바 있다.

방산 화물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운송 과정에서 철저한 안전과 정시성이 요구된다. 운송 중 외부 충격으로 부품이 손상되면 재생산·조립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납기 지연은 국가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오랜 기간 축적한 자동차운반선 운용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상부터 육상까지 아우르는 E2E(End-to-End)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며 특수화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K2 전차 124대, K9 자주포 60문을 폴란드와 유럽 각국으로 안전하게 운송해왔으며, 현지 내륙 운송은 자회사 아담폴(Adampol)이 맡아 해상과 육상 일괄 운송 체계를 구축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방산 수출 물류뿐 아니라 주요 방산 전시회 장비 운송도 전담하며 K-방산 해외 영업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UAE, 폴란드, 호주, 미국 등에서 열리는 전시회로 출품되는 화물 운송을 수행할 예정이다.

방산 외에도 중공업과 대형 브레이크벌크 화물 운송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대 중이다. 브레이크벌크 화물은 컨테이너에 실을 수 없는 대형·중량 화물로 발전설비, 열차, 항공기, 광산 장비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향후 고속열차,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ESS 배터리 등 대형 화물 운송 프로젝트도 잇따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은 다층 밀폐형 구조에 차량이 자가 동력으로 직접 선적·하역할 수 있는 RORO(Roll On-Roll Off) 방식을 갖춰 대형 전차·자주포 등 중량 화물을 크레인 없이 안전하게 선적할 수 있다. 기존 벌크선 대비 화물 손상과 보안 위험이 낮아 브레이크벌크 운송에 최적화된 선박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2030년까지 자동차운반선을 128척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규 투입되는 초대형 선박은 완성차 1만 대까지 실을 수 있을 만큼 적재 공간이 넓어 대형 특수화물 운송에 더욱 유리하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인텔로에 따르면 전 세계 브레이크벌크 운송 시장은 지난해 약 216억달러에서 2033년 332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맞춰 현대글로비스의 관련 매출도 빠르게 성장 중이며, 브레이크벌크 운송 매출은 2024년 전년 대비 약 29%, 2025년에는 약 138% 증가가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그간 쌓아온 글로벌 운송 역량을 기반으로 특수화물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며, "동시에 국가 전략 산업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도 힘을 보탤 것"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