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중러북, 무제한 전쟁체제…한국 등과 연대해야"
임호영 "북 권력승계 군사 충돌 대비하면 한미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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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은 미국 골드인스티튜트(GI·회장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와 한미동맹재단(회장 임호영 예비역 육군 대장)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공동 주최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포럼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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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재단 이사장인 유 전 장관은 한국이 미국에 향후 10년간 외환보유고 4200억달러를 상회하는 4440억달러를 투자하면 반도체·조선 등 중국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주요 산업에 대한 한국의 경쟁력 강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2016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
했다.
유 전 장관은 미국이 한·미 간 갈등을 조장하려 할 중국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인지 의문이고,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약 85%를 대외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비중이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보복에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유 장관은 지난 10월 29일 경주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후 지난달 13일(한국시간 14일) 발표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분석, △ 미국 에너지·반도체·주요 광물·인공지능(AI)·양자 컴퓨팅 분야 투자 2000억달러, △ 미국 조선업 부활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투자 1500억달러, △ 미국 군사 장비 구매 250억달러 △ 현행 연 11억달러의 3배에 달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33억달러 △ 대한항공의 보잉 여객기 103대 구매 360억달러 등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이 4440억달러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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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 참석자 대부분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과 연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플린 회장은 전 세계적인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은 중국·러시아·북한이 중심축을 이루고, 이란·베네수엘라·쿠바 등이 부차적으로 결합해 있는 구조라며 이 축이 군사·경제·사회·문화·심리·사이버 등 모든 영역의 전쟁 수단을 동원한 '무제한 전쟁' '규칙 없는 전쟁'을 이미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전에는 대서양과 태평양이 미국을 보호했지만, 지금은 미사일·드론·테러리스트 등의 공격 가능성으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닌데, 미국은 100% 중국이 조종하는 내부의 적이 있는 매우 위험한 시기를 맞고 있다며 민주주의 체제가 가진 제약 조건 내에서 중국에 대응하는 방안을 정립하기 위한 '중국을 무너뜨리는 방법(가제)'이라는 책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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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 회장은 "오랜전부터 미국의 미래, 다음 250년의 성공 여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달려 있고, 그 중심에 한국이 있다고 믿어왔다"며 "한국은 단순한 동맹이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위해 피를 흘린 경험을 가진 국가이며 미국과 함께 싸웠고, 재건해 온 국가"라고 소개했다.
플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핵심 지지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고, 그가 주최하는 행사의 주요 단골 참석자 중 한명이 트럼프 대통령일 정도로 워싱턴 정가에서 영향력이 크다.
예비역 중장인 플린 회장의 부친은 약 2년 6개월 동안 한국전쟁에 참전한 예비역 중사이고, 미국 육군 태평양 사령관을 지낸 동생 찰스 플린 예비역 대장은 이날 기조 강연을 했다.
찰스 플린 전 사령관은 태평양 지역에서의 제2차 세계대전이 1941년 12월 7일 일제의 진주만 공습이 아니라 1931년 만주사변으로 시작된 것과 같이 중국발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며 한국과 인도·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육군 중심의 주요 동맹국의 전력을 미국의 공군·해군력으로 지원해 억제 역량을 강화하고, 확신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플린 회장은 한미동맹재단 대표단과의 오찬에서 자신의 개인적 목표 중 하나가 워싱턴 사회에서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고, 플린 전 사령관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도전에 직면한 동맹국들을 지원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주요 방증 사례가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10대 경제국이 된 한국이라고 해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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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영 회장은 미국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비해 북한의 위협에 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북한에서 권력 승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군사적 충돌 상황에 한·미가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북한 '김씨 왕조'의 최대 약점은 김정은에서 김주애로의 권력 승계라며 조선왕조 500년에서 일제 '천왕' 체제, 그리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진 북한은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유교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어 10대 초반의 여성인 김주애를 후계자로 수용하기 어려워 권력 투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임 회장은 이 권력 투쟁 과정에서 중국이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특정 군대 그룹을 지원하게 될 것이고, 이에 다른 그룹은 한국과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북한 내에서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데,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전략적 유연성을 고려할 때 대만 해협보다 더 화약고인 한반도에서의 급변 상황에 충분히 준비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현 전 프랑스대사는 미국의 힘 원천이자 자산이 전 세계적인 동맹 네트워크이고, 한국이 그 중요한 축이라며 사실상 핵보유국인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과 연대해 억제력을 강화하고, 일본·나토와 다층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