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이후 대출 증가폭 다시 확대
지방으로 전이땐 가계부채 재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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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68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3분기 중 가계대출 추이의 가장 큰 특징은 '6·27 대책' 등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영향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는 점이다. 다만 10월 이후부터는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 확대 등으로 기타대출이 늘어나면서 증가폭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월별 가계대출 증가폭을 보면 올해 1~3월 평균 1조3000억원에 그쳤던 증가폭은 4~6월 5조9000억원으로 급증한 뒤, 7~9월에는 2조7000억원으로 다시 둔화됐다. 그러나 10월에는 4조9000억원, 11월에는 4조1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재차 확대됐다. 한은은 정책 효과에 따라 일시적으로 둔화됐던 가계대출 증가 흐름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가계부채와 주택 가격 간의 동조화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책당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가계부채 총량이 관리되고 있음에도, 서울 주택 가격의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금융불균형 누증 등의 잠재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아울러 최근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규제지역 외 여타 지역으로 전이될 경우 차입 제약이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러한 가계부채 재확대가 주택 가격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주택 가격 상승기에도 강남 3구 등 일부 선호지역의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여타 서울과 수도권으로 전이되는 양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 바 있었던 점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장정수 한국은행 금융안정·결제 담당 부총재보는 "10·15 대책 이후 주택 가격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주택 가격 주간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 역시 상승폭 둔화에도 기대감은 여전하다"면서 "내년 이후 투자수요나 가격상승 기대가 다시 높아져 거래가 늘고 주택 가격 상승률이 확대될 경우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부동산시장과 가계부채 관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국은행 측의 견해다. 주택시장의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무엇보다 일관성 있는 거시건전정책 관리 기조를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기업신용 잔액의 경우 3분기 말 기준 194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연체율은 2.5%로 지난 1분기 말 2.81% 대비 0.31%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장기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이자지급능력 역시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를 지속해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장용성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주가가 급등락하고 원화가 상대적 약세를 지속하는 등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취약부문의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금융불균형이 누증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