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롱'은 2025년 한 해 동안 게임업계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캐릭터 중 하나다. 정체불명의 하얀색 몸체를 가진 이 캐릭터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서브컬처를 넘어 대중문화 영역까지 진출했다.
도로롱은 승리의 여신: 니케의 플레이어블 캐릭터 '도로시'에서 파생된 2차 창작물이다. 도로시를 기반으로 한 머리에 단순한 하얀 몸통이 합쳐진 이 정체불명의 생명체는 한국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일본과 중국, 영미 팬덤을 거쳐 복합적으로 발전한 캐릭터다.
팬들의 2차 창작에서 주로 모습을 보이며 인기를 끌던 도로롱은 시프트업이 저작권을 매입하며 상업적 활용이 가능해졌다.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자 시프트업은 본격적인 도로롱 마케팅에 나섰다. 물이 들어올 때 제대로 노를 저었다. 2025년 만우절 이벤트에 공식 등장하고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출시되더니 지난 6월에는 스텔라 블레이드 니케 컬래버 DLC에서 등장하기도 했다. 두 게임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로 활용되며 양쪽 팬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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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도로롱 한강 상륙 작전. /시프트업
7월에는 글로벌 오프라인 공세가 본격화됐다. 7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한강 잠실선착장 일대에서 '초대형 도로롱 한강 상륙 작전' 행사가 열렸다. 대형 도로롱 풍선과 포토존은 연일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서울을 시작으로 뉴욕과 오사카, 타이베이, 방콕 등 주요 도시에서도 투어가 이어지며 글로벌적인 화제성을 실감케 했다.
월드 투어 이후에도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각종 게임 행사와 이벤트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갔다.
AGF 2025에서도 도로롱은 많은 이목을 끌었다. 다양한 서브컬처 캐릭터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거대 도로롱은 방문객들을 반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도로롱 키링과 인형, 스노우메이커 등 각종 굿즈들은 많은 품목 중에서도 가장 먼저 품절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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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인기 순위 1위 차지한 도로롱의 메리 크리스마스. /시프트업
지난 16일에는 '도로롱의 메리크리스마스'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출시되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10대부터 4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1위를 기록했고 50대 이상 부문에서도 3위에 오르며 전 연령층에서 고른 사랑을 받았다.
같은 날 이모티콘 구매자에게는 한정판 '도로롱의 도로도로'가 증정됐다. 12월 25일까지 메리크리스마스 이모티콘을 구매한 사람에게만 제공된 이 특별 이모티콘은 원본 도로롱의 하찮게 귀여운 느낌을 가장 잘 살려 "이제 진짜 맛이 산다", "이게 도로롱이지"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기존에 출시됐던 도로롱 이모티콘 역시 인기 순위 5위에 재진입하는 역주행 현상까지 일어났다.
이처럼 연중 내내 활발한 활동량을 보여준 도로롱은 니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1등 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중들에게도 '니케 = 도로롱' 인식이 새겨졌다.
도로롱은 팬덤의 자생적 창작물을 공식 IP로 편입시키면서 2차 창작과 공식 콘텐츠의 경계를 허문 사례다. 한국과 일본, 중국, 영미권을 아우르며 글로벌 팬덤이 함께 만들어낸 창작물이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서브컬처 게임 IP가 대중문화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케이스이기도 하다.
2차 창작물에서 시작해 공식 IP로 편입된 도로롱의 성공 스토리는 2026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