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배치 미군 자산 대체에 1조달러
한국, 유럽보다 안전한가
전작권 전환·종전선언 논의 앞에서 필요한 '동맹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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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유럽은 지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근본적인 안보 정체성의 갈림길에 서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요구와 관세 위협은 단순한 외교적 마찰이 아니었다.
그것은 '미국이 동맹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최종 보증한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7년 역사의 신뢰 자산을 정면으로 흔든 사건이었다. 유럽은 '홀로서기'라는 선택지 앞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재무장 비용을 냉정하게 계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혼란을 가장 분명하게 정리한 인물은 역설적으로 나토의 수장인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었다. 그는 26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연설에서 "미국 없이 유럽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계속 꿈을 꾸라(Keep on dreaming)'"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당신들은 할 수 없고, 우리도 할 수 없다.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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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안보의 핵심 변수는 여전히 핵무장한 북한이다. '세계 5위 군사력'이라는 재래식 전력의 순위는 핵이라는 비대칭 억지력 앞에서 결정적 기준이 될 수 없다. 유럽이 재래식 군사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라는 핵 보유국을 상대로 미국의 확장억제 없이는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현실 인식은 안이해 보인다. 한국의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6% 수준이다. 러시아의 위협을 실존적 위험으로 인식한 폴란드는 4%를 넘어 5%를 향해 가고 있고, 미국 역시 3%대 중반을 유지한다. 약 250km에 이르는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둔 북한의 직접 위협과, 팽창하는 중국의 구조적 압박을 동시에 받는 한국의 안보 환경을 감안하면, 현재의 지출 수준을 "충분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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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감정적으로 동맹 의존을 거부하는 설익은 자주국방도, 미국의 의지에만 기대는 안일한 태도도 아니다. 국방비와 첨단 전력 투자를 통해 한국의 책임과 기여를 분명히 하되, 확장억제·연합지휘·연합훈련·유엔사 기반 정전체제라는 한미동맹의 핵심 골조를 유지·강화하는 '동맹 설계'가 요구된다.
유럽은 지금 '홀로서기'의 비용을 계산서 위에서 역지사지로 따지고 있다. 전쟁의 당사자인 한국은 그 계산을 미루다 대가를 치르는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 동맹은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냉혹한 준비와 책임의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