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스폰서십으로 수천억원 마케팅
24년 만에 브랜드 가치 약 30배 성장
이재용, 현장서 스포츠 외교 힘 실어
|
삼성의 올림픽 마케팅은 장장 40년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지역 후원사로서 올림픽과 연을 맺고, 199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최상위 글로벌 후원사 TOP(더 올림픽 파트너·최상위후원사)로 30년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시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TOP 참여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고 삼성이라는 브랜드, 갤럭시의 전신인 '애니콜'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1년 앞선 1996년에 IOC 위원에 선임된 바 있는데, 이는 단순한 개인의 공과를 넘어 한국이라는 나라, 그리고 삼성이라는 기업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는 계기였다. 이를 발판으로 2023년에는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이 IOC 위원에 선임되는 성과도 거뒀다.
10일 IOC위원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재정 현황에 따르면 2021~2024년 수익은 총 77억 달러(약 11조3000억원)이고, 이 중 36%가 최상위 프로그램 마케팅 권리에 따른 것이다. 즉, TOP 스폰서들에 의한 수입으로 보인다.
3년간 약 4조원의 수입을 TOP들에 의해 올린 것인데, 매해 약 10개 안팎의 스폰서들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1개사당 3년간 약 4000억원을 TOP 계약비로 사용했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각 사마다 계약 비용은 모두 다를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마케팅을 극대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비용은 부가적으로 더 사용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지난 파리 올림픽에서 후원 등 마케팅에 300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올림픽 마케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기 시작한 시점은 1988년부터다. 당시에는 지역후원사였고 1997년 TOP 계약을 체결하고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했다. 이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브랜드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 시기를 삼성에서 브랜드 전략의 판을 키운 시기로 본다. 당시 이 선대회장에게는 '대표적인 무형자산이자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목표가 있었다.
결국 '애니콜'로 대표되던 삼성의 국제적인 이미지는 '중저가 가전회사'를 넘어 '글로벌 가전기업'으로 세계에 각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로 1999년 삼성 브랜드 가치는 31억 달러였으나, 2023년 914억 달러로 약 30배 성장했다.
이후 이재용 회장은 올림픽 마케팅을 단순히 브랜드 마케팅을 넘어 한국 대표 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이어받았다. 2014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은 2020년까지 올림픽 공식 후원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자리에서는 후원 범위를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 노트북, 데스크톱, 프린터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2018년에는 IOC와 올림픽 공식 후원 계약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계약 연장 시에는 후원 제품 범위를 늘렸다면, 이 계약에서는 제품에서 구동되는 5G, AR(증강현실),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기술의 권리까지 확보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28년 이후에도 TOP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를 이어 온 상징적인 마케팅인 데다가, 삼성전자가 자리에서 빠지면 이를 대체할 한국 기업도 녹록지 않다는 책임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올림픽 현장에 직접 가서 스포츠 외교로 힘을 싣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올림픽 개막을 기념해 열린 IOC 주관 갈라디너에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한 TOP 삼성전자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으며 현장에서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과 교류했다. 이 회장은 지난 파리 올림픽에서도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초청한 글로벌 기업인 오찬에도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