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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은 에너지·금융… 韓·美·日 협력 플랫폼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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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2. 22. 09:00

[최태원 SK그룹 회장 '환태평양 대화']
HBM 공급 부족·수익 구조 왜곡 지적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에만 5조 달러
"AI 인프라 에너지·자본에 달려있어
돈·자원 있어야 AI 선두주자 가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최종현학술원' 주최 포럼 '환태평양 대화'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하만주 특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한국과 미국, 일본이 A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협력 구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최종현학술원 주최 '환태평양 대화(Trans-Pacific Dialogue·TPD)' 포럼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지금은 핵심이 AI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3국이 AI 분야에서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방안을 새롭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협력 방식에 대해서는 "상세히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구조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최 회장이 과거 제안했던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을 한 단계 확장해 AI를 축으로 기술·에너지·안보가 결합된 새로운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3국 AI 협력 방안 모색해야"… AI 칩, 변동성·공급 부족·마진 왜곡

최 회장은 환영사에서 "요즘 AI용 메모리는 공급 부족이 심각하고, 부족분이 30%를 넘는다"며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주문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관해 16개가 넘는 칩을 적층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BM의 이익률이 60%로 매우 높지만,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일반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률이 80%라는 수익성 구조의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족·왜곡이 비(非)AI 분야로 파급돼 일부 기업의 사업 지속 가능성을 압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이 급변할 수 있다는 시장 흐름을 소개하며 "정말 좋은 소식처럼 들리겠지만, 이는 큰 손실로도 바뀔 수 있을 정도로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특파원 인터뷰에서도 "다음 달 가면 반으로 줄었다고 할 수도 있다"며 "1년짜리 계획을 하는 것조차도 별 의미가 없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도 최 회장이 제시한 3국 공조의 필요성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은 "우리 3국은 안전하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의 불가결한 세 기둥"이라고 했고,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은 더 이상 혼자 대응(go it alone)할 수 없는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동맹과 파트너십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3국 파트너십이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기능하며, 경제·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고,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는 "한국은 AI 기본법을 채택하는 등 신뢰 기반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원자력 에너지 협력에서도 3국의 상호 보완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인프라의 혈맥 '에너지·금융'… "5조달러 투입, 멈출 수 없는 경쟁"

최 회장은 특히 "AI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전기를 사실상 다 집어삼키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력 수요를 맞추지 못하면 그 결과는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인터뷰에서도 "AI 인프라 구조를 만들려면 에너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신에너지의 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발전소를 세우고 움직이려면 5년 이하 계획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시간적인 장벽을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원으로 가스·신재생·원자력 등 모든 선택지를 언급하면서 그 전력 수요가 '기가 단위의 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금융 부담도 짚었다. 그는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데 거의 500억 달러가 들고,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확장에 에너지 비용을 제외하고, 인프라에만 5조 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AI 경쟁을 멈출 수는 없다"며 "돈과 자원을 가진 이들이 AI 경쟁의 선두 주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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