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양대 노총 ‘세 불리기’ 힘 실어준 노란봉투법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12010003757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3. 13. 00:00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인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집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 등이 행진하고 있다. /연합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시행에 따른 산업 현장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현재까지 흐름만으로 보더라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혼란'이다. 이틀 만에 하청노조 453곳(조합원 9만8480명)이 원청 사업장 248곳을 상대로 교섭 요구에 나섰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노조들이 많아 실제 교섭에 성공한 사례가 나오면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는 급증할 것이다.

대다수 기업은 하청업체 노조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 더 나아가 소송의 판례가 축적되기를 기다리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기업들이 엉거주춤한 가운데 주목해야 할 것은 '투쟁'에 나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대 노총의 움직임이다.

양 노총은 노란봉투법 시행을 세력 불리기 최적의 기회로 삼고 있다. 노조조직률이 10% 초반에 불과한 가운데 이를 급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라는 계산이다. 2024년 기준 조합원 120만명의 한노총은 조합원 200만 명 확대를 목표로 조직화 사업단을 출범시켰다. 민노총 역시 내부적으로 200만명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양대 노총이 제1노총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개정 노조법이 조직 확대의 촉매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협상력이 부족한 하청노조들은 상급 단체인 이들 노총의 문을 강하게 두드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부품 업체 만도 노동조합이 14년 만에 민노총 금속노조 재가입을 의결했다. 노란봉투법으로 구조조정 역시 교섭 대상이 된 만큼 산별 노조에 가입해 교섭하는 게 고용 불안을 덜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원청업체 만도 노조가 민노총에 재가입할 정도이니 협상력이 미약한 하청·특수고용자, 플랫폼 종사자들의 선택은 불을 보듯 환하다.

공공 부문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정부는 "공공 부문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성 인정이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가 모범 사용자가 돼야 한다"며 다른 메시지를 냈다. 중앙 및 지방정부, 공공기관의 위탁·용역 노동자들과 자회사들의 교섭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이들 공공 노조도 양대 노총 가입을 서두를 것이다.

상급 단체의 조직력과 쟁의 '지도'를 받은 하청 노조들은 쟁의에 훨씬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투쟁 일변도 쟁의로 기업들의 원성을 샀던 민노총의 세력 확대는 노사관계 안정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 빠르게 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전문화와 역량 집중을 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탄식이 나올 환경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경쟁력도 훼손될 수 있다. 민생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정부라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우선해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에 나서야 한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