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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92.5%가 공산당원…“당이 지명하고 국민이 뽑는” 베트남 국회의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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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3. 15. 13:38

제16기 베트남 국회의원 선거 후보 92.5%가 공산당원
비당원 비율은 4개 선거 연속 감소
3차 협의 거쳐 후보 확정… 1041명에서 864명으로 사전 '필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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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제16기 국회의원 선거가 시작된 베트남 하노이시내에서 투표를 마친 시민들이 나오고 있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15일 치러진 베트남 제16대 국회의원 선거는 한국의 총선과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작동 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형식은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이지만, 후보 명단의 형성과 대표성 배분은 공산당·국가·조국전선 체계가 강하게 관여한다. 당이 지명하고 국민이 뽑는 셈이다.

◇후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핵심
한국은 정당 공천이 끝나면 선거운동과 유권자의 선택이 핵심이 된다. 하지만 베트남은 후보 명단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선거의 실질적 핵심이다. 조국전선(MTTQ)이 주관하는 3차례의 '협의 회의'가 관건이다.

1차 협의에선 국회의 구조·성분·인원 틀을 합의하고, 각 기관·단체가 후보를 추천하면 근무지와 거주지에서 유권자 의견을 수렴한다. 2차 협의에서 예비 명단이 만들어지고, 3차 협의에서 최종 명단이 확정된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 11일 기준 예비 명단 1041명이 2월 14일 864명으로 줄었다.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보는 후보 명단은 이미 한 차례 큰 필터링을 거친 결과물이다.

◇중앙 217석은 전국구가 아니다
500석 가운데 217석은 국회 상임위·정부·군·공안·조국전선 등 중앙기관에 배정된다. 나머지 283석은 지방 배정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한국의 지역구·비례대표처럼 별도 투표로 나뉘지는 않는다. 중앙에서 추천된 인사도 지방의 182개 선거구에 배치돼 출마하고 유권자들도 같은 투표용지에서 중앙 추천 후보와 지방 추천 후보를 함께 평가한다. 지난 1월 제14차 베트남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정치국원 19명도 전원 출마했지만 서로 다른 선거구에 분산 배치됐다.

'서열 1위' 럼 서기장의 경우 하노이 제1선거구에서 여성 공무원 2명· 동 당서기 겸 인민의회 의장 1명, 군 소장 1명과 함께 출마했다. 베트남에선 역대 서기장이나 정치국원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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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제1선거구에 공고된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모습.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제일 왼쪽)도 이름을 올렸다/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비당원, 갈수록 줄어든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864명 후보 중 비당원은 65명(7.5%)에 불과하다. 지난 제12기(2011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17.1%를 기록했던 비당원 비율은 제13기 14.3%, 제14기 11.2%, 제15기 8.6%로 점차 감소했고 이번 선거에선 7.5%까지 내려왔다. 당선 비율은 더 낮아 제15기의 경우 비당원 당선자는 14명(3% 미만)에 그쳤다. 자천(자기추천) 후보도 5명에 불과하다. 국회에서 공산당원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과거 비당원(무소속) 의원 중에는 역사학자 출신 즈엉 쭝 꾸옥의원처럼 당시 총리에게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서는 등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 주목받은 인물도 있었으나, 갈수록 이런 목소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5월 대신 3월로…2개월 앞당겨진 까닭은?
통상 5월께 실시되던 국회의원 선거는 이번에 2개월 앞당겨져 3월에 치러졌다. 베트남에선 통상 1월에 전당대회를 하고 5월에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 후 7월에 국회 개원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 경우 4월에 퇴임하는 국회가 신임 지도부를 임시로 선출하고, 이후 7월에 신임 국회가 같은 인물을 다시 선출하는 절차가 반복됐다. 이번 국회의 경우 3월 선거와 4월 개원으로 앞당겨 절차를 반복하는 불필요함도 사라지고, 신임 지도부의 정당성 확보도 빨라지게 됐다. 선거 이후 이달 말 열리는 공산당 제14기 중앙위원회 2차 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국가주석·국회의장·총리 등 최고위직 후보를 확정하고, 다음달 6일 새 국회가 이를 공식적으로 선출·인준하게 된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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