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원유 결제 '위안화·루블·디르함' 가능…제재 리스크 일부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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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5일 '중동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지 26일째로 기업과 국민, 정부 모두가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듯 상황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양 실장은 최근 국제 에너지 시장과 관련해 "미국이 이란과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면 유가가 바로 반영되고, 이란이 이를 부정하면 다시 상승하는 등 브렌트유와 WTI 가격이 하루 단위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카타르 LNG 공급 변수…"수급 영향 제한적"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카타르의 LNG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해 정부는 가격 변동성 확대 요인이지만 국내 수급에는 제한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양 실장은 "카타르가 한국 등 일부 국가에 LNG 공급 관련 불가항력 선언을 검토한다는 보도는 로이터와 알자지라 보도에서 나온 것으로, 카타르 에너지 측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카타르 LNG 시설 피해 규모에 대해선 "전체 14개 액화 시설 중 2개 라인이 손상돼 약 20% 수준의 생산 능력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복구에는 3~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이미 카타르 물량을 제외한 수급 시나리오를 마련해 둔 상태다.
양 실장은 "카타르 물량은 애초 올해 도입 물량 계산에 넣지 않았고, 카타르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가스 물량은 확보된 상태"라며 "추가 물량도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 상승 가능성은 우려 요인이다. 그는 "구매자 중심 시장이 판매자 중심 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고 가스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며 "가스 가격 상승은 전력가격(SMP)과 도시가스 난방요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물류비 급등…중동 항로 운임 2배 상승
중동 전쟁 영향은 물류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기준 중동 항로 운임은 전쟁 이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양 실장은 "전세계 물동량이 가장 많은 상하이에서 발표하는 운임지수는 글로벌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표"라며 "중동 리스크가 운임에 반영되면서 수출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수출은 반도체 호조 영향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관세청 잠정치 기준 3월 1~20일 한국의 전 세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했으며 반도체 수출은 약 1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반도체 장비 등 중간재 증가 영향으로 약 19%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 러시아산 원유 결제 '달러 외 통화' 허용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 거래와 관련한 제재 문제도 일부 완화됐다.양 실장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달러화가 아닌 다른 통화로 결제하는 것이 가능하고 2차 제재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결제 가능 통화로는 위안화, 루블화, 아랍에미리트 디르함화 등이 언급됐다. 다만 실제 도입 여부는 정유사 판단에 달려 있다는 입장이다.
양 실장은 "러시아산 원유는 해상에 떠 있는 물량이라 성상(품질) 확인과 거래 상대방 신뢰성, 한 달 내 계약 완료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있다"며 "정유사들이 이런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을 보면 원유보다는 납사 도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 엔진오일·페인트 등 산업 공급망 이상 징후
전쟁 여파는 산업 원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엔진오일 가격 상승과 일부 품귀 현상이 나타나는 것과 관련해 양 실장은 "엔진오일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 종량제 봉투, 페인트 등 납사 기반 제품 전반에서 가격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인트 가격이 약 40% 상승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영역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공급망 문제인지 단순 가격 문제인지 등을 점검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납사 수급 안정을 위해 수출 제한을 포함한 긴급 공급 조정 조치도 검토 중이다. 양 실장은 "석유화학 공급망 문제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어디서 문제가 발생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