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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부터 희망봉 우회 ‘뉴노멀’… 장기화땐 고비용 고착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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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3. 30. 18:00

[車·해운 홍해·호르무즈 '이중 리스크']
친이란 반군 가세하며 홍해까지 긴장
운임 상승·인도 지연에 현금 압박 등
사태 길어지면 수요둔화 가능성 제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 충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 전쟁에 가세하며 홍해까지 긴장이 고조되자 국내 완성차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년 전 '홍해 사태' 발발 이후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가 '뉴 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물류 차질 등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업계에선 사태가 장기화될 시 고비용 구조가 굳어지는 등 더 큰 위기 요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자동차·해운 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이번 상황을 지난 2024년 홍해 사태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촉발된 홍해 위기는 이듬해 중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3650포인트까지 끌어올리며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이 동시에 흔들리는 '쌍방 리스크'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실제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과거와 같은 물류비 급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SCFI는 900~1000포인트 수준에서 1년 만에 4배 가까이 상승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준 바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의 유럽(EU+기타유럽) 수출액은 약 159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5%를 차지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우 이미 2년 전부터 유럽행 물량을 희망봉으로 우회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가 현실화돼도 항로 변경 등 운영상 혼란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튀르키예와 체코 공장(현대차), 슬로바키아 공장(기아)에서 유럽 현지 전략형 모델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 캐스퍼나 모닝 등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 중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2년 전부터 현재 유럽으로 향하는 모든 자동차 운반선은 희망봉으로 우회해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비중의 약 32%가 서유럽에 집중된 KGM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희망봉 우회항로는 수에즈 운하 통과 대비 거리가 약 9000㎞ 길고, 소요 시간은 15일 이상 더 걸린다.

문제는 사태의 장기화다. 이미 완성차 업체는 지난 2년 가까이 우회로 인한 2차 부담을 안았는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비용 구조의 고착화가 더 큰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회로 운항 기간이 늘면서 자동차 운반선 비용과 유류비 등 물류비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운송 지연으로 차량 인도와 매출 회수가 늦어지며 기업의 현금흐름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우회로 인해 운임이나 보험료 등은 올라갈 수밖에 없으니 완성차 업체들도 피해는 분명히 있다"며 "이는 또 최근 유가 상승과도 맞물려 자동차 수요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운송 시간이 길어질 경우 급작스러운 주문 변화가 발생했을 땐 이에 적절히 유연하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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