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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감독원, 재원과 법률 마련으로 전문성·독립성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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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4. 14. 17:58

‘전기화 시대 그리드코드와 전력 거버넌스’ 토론회
기후부, 전력감독원 신설해 사업·관리 기능 분리
전문가 “기구 역할 명문화, 전문 인력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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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환경부는 14일 서울스퀘어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거래소 등 유관기관 및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전기화 시대의 그리드 코드와 전력 거버넌스' 토론회를 개최했다./정순영 기자
정부가 전력망 전문 감독기구인 '전력감독원'을 신설해 전력망 기술기준(그리드코드) 고도화에 나선다. 계통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선 별도의 전력감독기관 설립이 꼭 필요하지만, 제도의 안착 여부는 초기 단계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에 달려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4일 서울스퀘어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거래소 등 유관기관 및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전기화 시대의 그리드 코드와 전력 거버넌스'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리드코드 고도화와 전력감독체계의 선진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전력거래소·한전은 전력망 운영과 전기사업에 집중하고 신설되는 전력감독원이 이들을 감독하는 역할로 분리하겠다는 것이 기후부의 구상이다. 감독원은 기후부 및 전기위원회와 협력하되, 기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근거를 법률에 명문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력감독원 설립에 앞서 전력시장의 구조적 문제점과 시장 감시 체계의 혁신 방안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놓고 논의가 펼쳐졌다.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력시장 참여 사업자가 급증하면서 시장 구조도 복잡해지고 있는 반면, 현재 감시 체계는 새로운 사업자 유형들을 관리 및 감시하는데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력감독원의 역할을 명확히 할 법안으로 독립성을 갖게 하는 것과,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가장 필요한 과제로 꼽았다.

손성용 가천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대전환 과정에서 기존 설비에 새로운 제도를 적용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후 대응 방식이 아닌 설비의 투자 단계에서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로드맵을 마련해 거버넌스를 발전시켜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신규 사업자를 관리할 권한이 없는 한전과 전력거래소 대신, 파편화된 현장과 실무를 결합한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허진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기술적 부분은 해외의 선진 사례를 분석해 국내 계통에 대응할 수 있지만, 유지관리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할 거버넌스가 부족하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극한의 기상 상황도 경험한 미국 텍사스의 그리드코드 규제 기구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는 만큼 증가하는 리스크를 관리할 해외 기능들을 분석·적용해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새로운 감독기구를 만들어 전력 관계기관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부담감과, 복잡해진 시장에 그리드코드를 적용하는 것에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업계의 의견도 나왔다.

최홍석 전력거래소 계통혁신처 처장은 "기술 규제인 그리드코드를 자가용 발전사업자들이 꼭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해 현장은 아직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취약화 및 내재화되고 있는 계통에 규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행 여부에 대한 강력한 체계를 만들어 시장이 혁신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은섭 한국전력 계통기획처 처장은 "시장 참여자가 곧 100만을 돌파할 예정인 상황에서 그리드코드 현장 적용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력 부족과 거버넌스"라며 "제도가 속도를 내기 위해선 전력감독원의 역할을 명문화하고 재정자립도를 높여 전문 인력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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