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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 사망’ 박순관 아리셀 대표, 2심서 ‘징역 4년’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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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4. 22. 17:15

박 대표,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로 인정
"사업장 위험성 외면했다고 보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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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5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신현일 고법판사)는 22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파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의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는 징역 7년에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 다만 1심에서 금고 1년이 선고된 오모 아리셀 생산파트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1심과 마찬가지로 박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로 볼 것인지 여부였다. 항소심은 1심과 마찬가지로 "명목상 대표에 불과하다"는 박 대표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비상구 설치 의무에 대해서는 다르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안전보건규칙 17조는 위험물질 취급 작업장과 그 건축물 자체에 비상구를 설치할 것을 규정할 뿐, 층별로 비상구를 설치하라고 규정하지 않는다"며 "공장 3동 2층에 비상구를 설치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비상구와 비상 통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유지할 의무 위반 여부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화재 발생 시 모든 문이 자동 개방돼 통행이 가능했고, 대피 경로로 이용할 수 있는 통로가 통행에 장애가 될 정도로 막혀있었다거나 좁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해당 화재 이틀 전 폭발사고가 나 전조증상이 있었음에도 발열 전지에 대한 위험성을 안일하게 생각하고 후속 공정을 계속했다"며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다는 점에서 책임이 매우 중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은 기존에 사고가 발생한 부분이나 작업상 안전조치가 필요한 공정에 대해서 구체적 안전조치를 해왔고, 아리셀 사업장의 위험성을 외면하고 이익추구에만 몰두했거나 안전조치를 완전히 방치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가족들 전원에게 피해를 변제하거나 합의한 점,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과도 모두 합의한 점도 양형 이유로 참작됐다.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는 2024년 6월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박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박 본부장에게는 징역 15년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한편 이날 선고 직후 법정 내부에서는 유족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유족들은 발언 기회를 통해 "유족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4년 판결을 못 내린다"고 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 역시 "이 정도 규모의 사건에서 징역 4년이 나오면 과연 중처법이 앞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유족에게 큰 상처를 준 판결"이라고 밝혔다.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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