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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교섭·업황부진 ‘겹시름’… 생존전략 가동하는 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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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6. 04. 22. 18:08

[재계 노조發 리스크 촉각]
노동위, 현대ITC 단위 분리 허용
설비조정 진행 속 관리 부담 가중
폐쇄에도 고용 유지·하청 처우 관리
현대제철이 복수 노조 대응과 생산 조정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노동 이슈와 업황 부진이 맞물리며 당분간 노사 관리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노동위원회는 현대제철 자회사인 현대ITC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복수 노조와의 이른바 '쪼개기 교섭'이 현실화됐다.

이번 결정으로 '현대ITC·현대IEC·현대ISC·현대IMC' 등 자회사 노조는 하나의 교섭 단위를 구성하게 됐다. 동시에 현대스틸파이프와 당진·순천 지역 협력사 노조는 별도 교섭을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복수 교섭 구조가 자리잡으면서 현대제철이 노사 대응에 상당한 역량을 투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생산 조정 국면과 맞물리며 노사 갈등 관리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2025년 생산실적은 1915만톤(t)으로 집계되며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23년(2050만t)과 비교하면 약 6.6% 줄어든 수준이다. 중국발 저가 공세와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로 범용 철강 제품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철강 산업 구조조정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철근 등 범용 제품 생산량 축소와 고부가가치 전환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근 생산 1위 현대제철도 선제적인 설비 조정에 나섰다. 회사는 최근 인천공장의 90톤 전기로와 소형 압연 라인 폐쇄를 결정했다. 해당 설비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80만~90만톤으로, 인천공장 전체 철근 생산능력(약 160만톤)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축소는 근로자 처우 변경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노사 관계 긴장을 수반한다"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직고용 인력 뿐 아니라 하청 인력의 교섭력도 강화되면서 철강 대기업들의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우선 철근 감산을 둘러싼 갈등 봉합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전날 인천공장에서 노사협의회를 열고 설비 폐쇄 관련 합의를 도출했다. 해당 설비는 지난해부터 셧다운과 재가동을 반복하며 노사간 갈등이 촉발된 바 있다.

현재는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갈등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이번 설비 폐쇄와 관련해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휴 인력 역시 노조와 협의를 거쳐 전환 배치하는 방식으로 고용을 유지할 계획이다.

가중되는 운영 부담을 감당하기 위한 수익성 방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오는 27일 H형강 가격을 톤당 119만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들어 네 차례 인상을 단행하며 연초 대비 약 10%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철근 가격도 톤당 76만원에서 83만원으로 올랐다.

향후 현대제철은 하청 근로자 처우 관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하청 노조는 1213명 전원의 직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내 1위 철강기업 포스코가 대규모 하청 직고용 방침을 내놓으면서, 노조 측의 기대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청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해결 과제다. 현재 현대제철 협력사 근로자 일부는 지배구조 윗단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교섭 참여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지난 15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현대차가 하청 노조와의 교섭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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