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집해도 묻을 저장소 없고, 활용 시장도 작아
금호석화도 하루 220톤 생산…고객사는 10곳 내외
동해 가스전 저장소·지원 정책 수립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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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산업계에서 CCU 설비를 설치했거나 앞으로 추진 중인 기업은 금호석유화학과 SK이노베이션, SGC에너지 등 약 20여 곳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활발하게 가동 중인 기업은 이보다 더 적을 것이란 관측이다. 기업들이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CCU 설비를 구축하더라도 제품을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지난해 7월 여수2공장 내 4기 보일러 가운데 1기를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포집·압축·액화 설비 구축을 완료했다. 총 사업비는 476억원이 투입됐고 이 중 47억원은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했다. 이 공장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중 약 10%를 포집해 액체탄산 제품으로 만들어 고객사에 판매하고 있다.
하루 220톤의 포집 제품이 저장탱크를 거쳐 고객사로 납품된다. 판매처는 약 10곳 내외로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이 중심이다. 그 외 지역은 물류비 부담과 판로 확보 측면에서 기업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현재는 사용처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판매를 못하는 상황에서 포집해 봐야 의미가 없다"며 "용접용과 드라이아이스 등에만 판매하고 있어 가격을 높게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또 다른 우려는 액화탄산 시장으로 공급이 집중되는 시장 구조다. 금호석화뿐 아니라 현재 CCU 설비를 갖춘 기업들이 진출 가능한 시장은 사실상 액화탄산 시장이 유일하다. 조선사 용접용 가스, 드라이아이스 제조사, 시설원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문제는 시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CCU를 통해 만들어진 제품들이 탄산시장으로만 공급이 쏠리면 기존 탄산업계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드라이아이스용 제품은 기화 시 탄소저감 효과가 없다는 점도 탄소중립 관점에서 살펴봐야 할 지점이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제1차 이산화탄소 포집 등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CCUS 생태계 강화를 위해 어떤 지원 정책 등이 담길 지는 올 하반기부터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지원정책 여부에 대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산업계에선 동해 가스전 CCS 저장소 구축과 연계한 클러스터 조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탄산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광물탄산화 등을 통해 시멘트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기존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이 관건으로 꼽히면서 정부의 보조금 등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는 활용 시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저장 인프라 확보마저 속도를 내지 못해 산업 전반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호섭 한국CCUS 추진단장은 "국내에서 40만~50만톤 이상의 대규모 포집 실증도 해야 되고, 이 대규모 포집 이산화탄소를 받아줄 수 있는 곳은 국내에선 동해 가스전이 유일한 상황"이라며 "당장 감축 측면에서 저장부터 추진해야 하겠지만 향후엔 활용 시장도 점차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저장 중심으로 시작해 장기적으로 활용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