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행렬 마지막 무대 여는 '스님 법고팀' 공연 기획
"몰입의 황홀경 법고의 매력, 선명상과 맞닿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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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법고 계승자인 (사)전통국악예술교육협회 김혜진 대표(47)는 연등회가 화려한 축제로 끝나지 않고 더 깊은 가치를 주는 자리로 기억되기 위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김대표를 만나 공연 취지를 물었을 때 그는 주저 없이 "법고는 소리로 선명상에 들게 한다. 이보다 더 쉽게 선명상을 전달하는 수단은 드물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법고를 사찰 예식에 쓰는 큰북 정도로 아는데, 사람의 언어를 모르는 축생이라도 소리를 듣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달아 괴로움에서 벗어나라는 자비심이 표현된 법구(法具)"라며 "법고 소리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마음을 담은 법고 연주는 바라밀을 담는다. 즉 공덕을 짓는 행위이자 수행"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법고를 연주하는 이들은 대부분 나 혼자만의 공간에 몰입하는 황홀경을 경험한다고 한다. 누군가는 속이 뻥 뚫린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일부는 울기도 한다. 드럼이나 다른 북에서 얻을 수 없는 독특한 체험은 스님들은 물론 국악인, 외국인 예술가까지 법고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다.
김 대표는 "선명상과 법고 연주는 별개의 것이 아니다"라며 "법고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남는 잔향(殘響)과 정적은 사람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든다. 또한 소리에 집중하고 소리가 사라지는 여백에 머무르는 과정이 바로 자신을 바라보는 수행이다. 일상의 모든 행위가 선(禪)이란 선사들의 말을 저는 법고를 하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연등회 무대에 법고팀을 내보게 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화려한 연등의 빛이 가득한 그 공간이 단순 축제로 끝나지 않고 깊은 것을 얻고 가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법고의 울림이 퍼져나갈 때, 보는 이와 듣는 이 모두가 그 소리 속에서 잠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을 갖도록 한 것이다. 많은 분들이 위로와 쉼을 얻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통 법고의 계승자였던 울진 용궁사 효성스님과 20대에 인연을 맺고 법고 전수자의 길로 들어섰다.그는 어깨넘머로 전수되는 옛 방식을 넘어 전통 법고를 현대 국악 체계에 맞게 정리하기 위해 2024년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예술대학원 한국음악과에 입학했다. 2025년 법고보존회를 설립해 법고의 맥이 스님들에게 이어지도록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아트센터에서 한국불교 최초로 여러 종단의 스님들과 함께한 '법음-일곱 법고, 세상으로 나오다'를 공연한 것도 전통 법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노력이었다.
김 대표는 "현재 법고를 제대로 전승할 수 있는 이가 매우 적고, 그 맥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이는 불교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전통문화 전체의 손실"이라며 "이제는 법고가 사찰 안에 머물지 말고,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재가자(在家者)로서 법고를 연마하고 전승하는 일은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처님 법을 전하는 도구인 법고의 본래의 의미와 정신을 온전히 살려 전하는 것은 수행자인 스님들이 더 잘하실 수 있는 일"라며 스님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김 대표는 "연등회 법고 공연을 앞두고 어떻게 느끼라고 정답을 주고 싶지 않다. 각자 느끼는 부분이 다르고 그것 또한 법고의 매력이기도 하다. 선명상과 법고가 맞닿았다고 하는 것도 선의 자유로움이 법고 속에도 있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느끼고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 애정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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