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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 사망’ 안전공업, 다른 공장도 안전법 위반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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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5. 12. 15:37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32건 사법처리…과태료 1억2700만원 부과
절삭유·오일미스트 방치에 비상통로 부실…산재 은폐 여부도 조사
골격만 남은 건물
3월 21일 오후 대형 화재가 발생했던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의 건물이 골격만 남아 있다. /연합뉴스
대형 화재로 7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안전공업의 다른 공장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안전공업 대화공장에 대한 산업안전 근로감독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32건을 사법처리하고, 29건에 대해 과태료 약 1억2700만원을 부과했다고 12일 밝혔다. 9건에 대해서는 시정개선을 요구했다.

안전공업은 지난 3월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문평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 14명, 부상 59명 등 73명의 인명피해가 난 사업장이다. 대전노동청은 과거 안전공업 본사로 사용됐던 대화공장에도 문평공장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험이 있을 것으로 보고 긴급 감독을 실시했다.

감독은 화재사고 예방을 위한 핵심 안전수칙과 주요 설비 안전조치, 노동자 보건관리, 유증기 관리 부실과 설비 노후 등 기존에 제기된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노동자대표 면담과 사내 안전사고보고서 대조를 통해 사업장 내 위험 작업과 시설 개선 필요사항도 확인했다.

감독 결과 대화공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와 안전교육은 형식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주는 산업재해 발생 시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해야 하지만, 최근 5년간 사내 안전사고보고서 등을 대조한 결과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 7건이 확인됐다. 노동자에게 서명만 받는 방식으로 안전교육을 형식적으로 실시하거나 유해·위험작업 종사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전혀 실시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작업장 환경도 안전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비산된 절삭유와 오일미스트 등으로 작업장 바닥은 상시 미끄러운 상태였고, 천장과 벽, 설비 전반에는 기름때가 누적돼 있었다. 노동자 안전통로가 확보되지 않았고 비상통로 유지 관리도 불량했으며, 사다리식 통로도 기준에 맞지 않게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도 기준 미달, 계단 안전난간 설치 기준 부적정, 추락위험장소 출입금지조치 미실시, 보호구 미지급 사례도 적발됐다.

기계·기구 안전조치도 부실했다. 원동기와 회전축 등 회전체에는 덮개 등 방호조치를 해야 하지만, 방호 덮개가 설치되지 않은 설비가 확인됐다. 프레스 덮개 등 방호조치 미실시, 크레인 훅 해지장치 탈락, 크레인 컨트롤러 관리 부적정 사례도 함께 적발됐다.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사용작업과 중량물 취급작업에 대한 계획도 수립되지 않았다.

화학물질 관리와 화재·폭발 예방 조치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유해·위험 화학물질에 대한 물질안전보건자료를 게시하지 않거나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고, 소분용기에 경고표지를 부착하지 않거나 경고표지가 훼손된 사례도 있었다. 인화성 액체 증기 배출방법이 부적정하거나 기름 묻은 천조각 등을 불연성 용기에 보관하지 않은 사례도 적발됐다.

노동자 보건관리도 미흡했다. 오일미스트나 유증기가 발생하는 가공설비에 설치된 국소배기장치에는 후드가 없었고, 관리대상 유해물질 취급 장소에 설치된 국소배기장치의 제어풍속도 기준에 미달했다. 유해물질 취급설비 작업수칙 미흡, 유해물질 명칭 미게시, 저장장소 출입금지조치 미실시,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사례도 확인됐다.

대전노동청은 법 위반 적발과 별도로 작업환경·설비 개선, 대피 경로 확보, 안전관리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대화공장은 낮은 층고와 협소한 설비 간격, 부족한 집진 용량 등으로 유증기와 오일미스트가 체류할 수 있는데도 개선 대책이 미흡했고, 일부 공간은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려운 구조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화공장의 안전관리는 외부에 위탁한 안전관리대행과 생산관리부서가 일부 업무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실질적인 안전관리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성평가 역시 노동자 참여, 아차사고 발굴, 위험성평가 공유 등 주요 내용이 빠졌고, 개선 대책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대전노동청은 안전관리 전담 인력 배치와 내실 있는 위험성평가 실시, 산업재해 개선대책 마련과 이행을 요구했다.

화재가 발생한 문평공장에 대해서는 향후 작업 재개 시 특별감독을 실시한다. 대전노동청은 문평공장의 안전·보건 조치 이행 실태와 본사 차원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산재조사표 미제출로 과태료를 부과한 7건에 대해서는 산재 발생 사실 은폐 여부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마성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안전공업 대화공장 감독 결과는 단순히 한 건의 법 위반사항이 아닌 생산 중심의 경영 방식과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 결핍의 종합적인 결과물이 드러난 것"이라며 "제조업 근간을 지탱한다는 명분 아래 등한시해왔던 소부장 산업의 안전관리 기준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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