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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공기 줄이고 원재료 늘렸다…포천서 본 김동선표 아이스크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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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5. 13. 07:00

경기도 포천 생산센터 직접 가보니
낮은 공기 함량 앞세워 ‘밀도 전략’ 강화
2027년까지 100호점 체제 구축 목표
[베러스쿱크리머리] 4) 원유 가공부터 제조, 포장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벤슨의 체계적인 생산 공정 모습.
원유 가공부터 제조, 포장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벤슨의 생산 공정 모습. / 베러스쿱크리머리
한화갤러리아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이 론칭 1주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다. 지난해까지가 브랜드 정체성과 제품 완성도를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확장 단계'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2027년까지 100호점 체제 구축이 목표다.

벤슨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자체 론칭한 브랜드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한화그룹 계열 분할 이후 김 부사장이 유통·외식·로봇 등을 아우르는 '테크·라이프 부문'을 맡아 첫 홀로서기에 나서는 만큼, 벤슨 역시 그룹 내 핵심 F&B 브랜드로 육성될 전망이다.

윤진호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12일 경기 포천 벤슨 생산센터에서 열린 론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차세영 기자
윤진호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12일 경기 포천 벤슨 생산센터에서 열린 론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차세영 기자
◇김동선 철학 담긴 프리미엄 전략

지난 12일 방문한 경기 포천 벤슨 생산센터에서 만난 윤진호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강조했다.

벤슨이 가장 강조하는 건 '맛'과 제품 완성도다. 주문자위탁생산(OEM) 대신 자체 생산센터를 구축한 것도 원재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벤슨은 공장 내부에서 직접 원유를 살균 처리하는 자체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탈지분유와 정제수를 섞는 일반적인 방식 대신 국산 원유와 국산 유크림을 그대로 사용하는 제품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제품 설계 방향은 아이스크림의 공기 함량인 '오버런(Overrun)'에서도 드러난다. 공기 함량을 타사 대비 최대 40% 수준까지 낮추고 유지방 함량을 17%까지 높인 결과, 벤슨 아이스크림은 같은 부피 기준 타사 제품보다 약 1㎏ 더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 유화제를 배제하고 원재료 비중을 높여 밀도감 있는 식감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제품 개발도 속도보다 완성도에 초점을 맞췄다. 벤슨은 메뉴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6개월가량을 투입한다. 벤슨 관계자는 "반짝 유행하는 트렌드를 쫓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스크림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에는 김 부사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돼 있다. 윤 대표는 "김 부사장은 마케팅보다 제품력이 좋으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지금도 한 명의 고객으로서 맛과 제품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벤슨 아이스크림(왼쪽)과 타사 아이스크림의 동일 용기 기준 중량 비교 시연. 벤슨 아이스크림은 공기 함량을 최대 40% 낮춰 같은 크기 용기임에도 타사 제품보다 약 900g 더 무거웠다. / 차세영 기자
벤슨 아이스크림(왼쪽)과 타사 아이스크림의 동일 용기 기준 중량 비교 시연. 벤슨 아이스크림은 공기 함량을 최대 40% 낮춰 같은 크기 용기임에도 타사 제품보다 약 1kg 더 무거웠다. / 차세영 기자
[베러스쿱크리머리] 5) 포천 생산센터에 설치된 한화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아이스크림을 용기에 담는 모습
포천 생산센터에 설치된 한화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아이스크림을 용기에 담는 모습. / 베러스쿱크리머리
◇한화로보틱스와 협업도

생산 공정에는 한화로보틱스의 협동 로봇이 투입됐다. 작업자 옆에서 아이스크림 충진과 박스 적재를 수행하는 국내 최초 협동로봇 기반 충진 시스템이다. 별도 안전 펜스 없이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 부사장이 육성 중인 로보틱스 기술과 F&B 사업의 결합 사례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스마트 공정은 생산 효율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협동 로봇 도입으로 벤슨은 동일 규모 공장 대비 인력을 50~60% 수준까지 줄일 수 있었다. 실제 이날 제조부터 포장까지 현장을 책임진 인력은 10명 수준이었다. 남궁봉 생산센터장은 "현재 CAPA(생산능력)를 고려하면 매장이 100개 수준까지 확대되더라도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투썸플레이스가 미국 뉴욕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밴루엔'의 국내 진출을 예고하면서다. 벤슨 입장에서는 그동안 벤치마킹해 온 미국 브랜드와 국내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회사는 이를 시장 확대의 기회로 보고 있다. 조현철 R&D팀 팀장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진출은 국내 시장 자체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운영의 일관성을 위해 당분간은 직영 체제를 유지하며 반포, 목동 등 수도권 주요 상권 중심으로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벤슨은 현재 백화점·복합몰 위주의 특수상권 운영에서 나아가 일반 로드샵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11개 로드샵의 일평균 매출이 지난 10일 기준 200만~400만원 수준으로 집계되며 일반 상권에서도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향후 점포 수가 50~100개 수준에 도달하면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표는 "1년간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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