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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개혁 리포트] “변시, 선발시험 전락…기득권적 구조 깨고 시대 발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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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4. 21. 18:30

변호사 시험, 자격 시험 아닌 선발 시험돼
업계 요구 '변호사 수 감축', 구시대적 사고
변호사 종사 가능 분야 다방면 모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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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인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 지난 20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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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변호사시험(변시)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변호사 수급 문제를 둘러싼 업계와 학계의 갈등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변호사 수 감축이 필요하다는 업계와 달리 학계는 변시 합격자 규모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시아투데이는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장들을 만나 '능력 검정' 취지와 달리 운영되는 현행 변시와 법전원의 현실, 개선 방향을 짚어 본다.<편집자주>

"시대는 계속 진화하고 변호사를 필요로 하는 곳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숫자 통제를 통해서만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구시대적 사고가 문제다."

김대인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업계가 요구하는 '변호사 수 감축'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업계의 주장은 송무(소송에 관련한 실무) 시장에 치우친 시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자문 업무를 주로 하는 사내 변호사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변호사 등 비송무 시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을 포함한 전국 25개 법전원장들은 변시 합격률을 점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현재 응시자 대비 50%대에 머물러 있는 합격률을 매년 5%포인트씩 상향해 80%대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법전원장들은 이를 통해 현재 누적된 불합격자 수와 오탈자(변호사 시험 5번 탈락자)수 안정을 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2년 1회 시행 당시에만 해도 변시는 본래 법전원에서 정상적인 과정을 마친 학생들에게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는 '자격 시험'의 성격으로 구상됐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2명 중 1명만 합격하는 구조라 사실상 '선발 시험'이 됐다는 게 전국 25개 법전원장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변시 선택 과목인 국제법, 노동법, 경제법 등 7개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김 원장은 "학생들이 변시 합격에 필요한 과목들을 우선순위로 해 수강하다 보니 전문화된 법 과목들이 폐강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교육 방향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키워내자'는 법전원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김 원장은 AI 도입으로 향후 변호사 시장 수용 능력이 더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입장에 대해서도 "한쪽 측면만을 바라본 과장된 주장"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AI 규제나 산업 육성과 관련해 다양한 법률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에 발맞춰 전문 자문 인력이 새롭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무사, 노무사 등 유사 직역을 줄여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달리했다. 오히려 법전원 졸업생들이 유사 직역의 자격증을 취득함으로써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열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법률 서비스 범위가 넓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김 원장은 결국 변호사들이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다방면으로 발굴하는 것이 논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통해 법전원 교육이 정상화되고 결국 변시 합격률에만 매몰된 게 아닌, 우수한 변호사를 양성하는 선순환 구조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좋은 변호사는 결국 국가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김 원장은 "법조 시장이 현 논쟁을 단기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변호사 수급 문제로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양질의 법조인을 길러내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라는 본질적인 문제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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