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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는 2025년 수출 1186억 달러 달성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자평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온도는 정반대입니다. 원자재가 상승과 고금리라는 이중고 속에서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매출을 키워야 이익을 낼 체력이 생긴다"는 장관의 답변은, 당장 내일을 걱정하는 기업인들에게는 원론적인 진단입니다. 외형적 성장이라는 '숫자의 잔치'에 취해 기업의 실질적인 내실과 생존력을 갉아먹는 '속 빈 강정'식 성장을 독려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이번 간담회에서 가장 뼈아팠던 대목은 소상공인 정책입니다. 장관은 "폐업 문제에 대한 근원적 대책을 찾지 못했다"며 정책적 한계를 사실상 시인했습니다. 지난 1년간 시행된 대환대출과 만기 연장 조치는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시한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는 현장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내년에야 예산에 반영하겠다는 '사회안전망' 구축은, 지금 이 순간 벼랑 끝에서 폐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들에겐 더딘 처방입니다. 500만 명의 소상공인을 데이터로 그룹화하겠다는 행정적 접근보다 시급한 것은, 당장 생업을 포기할 위기에 처한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탈출구입니다.
중기부는 830만 개사의 데이터를 분석해 정밀한 정책을 펴겠다고 공언합니다. 그러나 인공지능(AI)과 딥테크 중심으로 설계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나 '위기알림톡'이 정작 사각지대의 영세 사업자들에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플랫폼 통합과 서류 간소화라는 행정 효율화 역시, 디지털 환경에 소외된 영세 사업자들에게는 오히려 '정책 접근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위한 기술, 행정을 위한 행정이 현장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형국입니다.
배달앱 수수료 갈등부터 쿠팡·스타벅스 이슈까지,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 간의 대립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기부는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어렵다"며 제도적 한계만을 토로할 뿐입니다. 대기업 중심의 반도체 수출이 흔들리면 중기부의 수출 지표까지 휘청이는 구조적 취약점은 여전합니다. 독자적인 시장과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중기부의 청사진이 대기업의 그늘을 벗어나기엔 여전히 희망사항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내년이면 중기부 출범 10년입니다. 이제는 '수출액'이나 '펀드 결성액' 같은 숫자 중심의 평가 관행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장관의 논리가 현장의 고통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행정적 자기만족일 뿐입니다. 화려한 홍보를 멈추고 쓰라린 폐업 현장에서부터 정책을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지 몰라도, 때로는 가장 잔인하게 진실을 가립니다. 지금 중기부에 필요한 것은 '숫자의 승리'가 아니라, 기업과 소상공인이 버틸 수 있게 하는 '생존의 해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