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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륜, 도박장서 올림픽으로] ②올림픽시설, 애물단지냐 미래산업이냐…日이즈의 답은 ‘자전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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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6. 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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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u Velodrome Exterior
2021년 도쿄올림픽 트랙사이클 경기가 열린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벨로드롬 전경. 이즈시는 올림픽 유산을 활용해 자전거 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평선 끝에 보이는 눈 덮인 산은 일본의 상징 후지산이다. /Japan Cycle Sports Center 제공
국제 스포츠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은 종종 '애물단지'가 된다. 막대한 건설비를 들여 짓지만 대회가 마치면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적자 시설로 전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올림픽 경기장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를 '자전거 도시'로 재설계한 것이다.

지난 5월 29일 이즈시청에서 만난 안도 쇼헤이 이즈시 부시장은 올림픽 유산을 지역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즈시는 2021년 도쿄올림픽 트랙사이클 경기장이었던 이즈벨로드롬과 산악자전거(MTB) 코스를 단순한 체육시설이 아닌 관광·교육·생활체육 자산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행은 오지 히로후미 이즈시 산업부장이 맡고 있다. 오지 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림픽 시설을 시민 생활과 관광, 지역경제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도시가 국제대회 이후 시설 유지 자체에 집중하는 반면, 이즈는 시설을 시민과 관광객이 활용하는 생활 인프라로 전환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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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시청에서 안도 쇼헤이 부시장이 이즈시의 자전거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대표 사례가 어린이 자전거 안전교육이다. 이즈시는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자전거 안전교실(Bicycle Safety Class)을 운영하고 있다. 유아를 위한 '찾아가는 균형자전거 교실'(Balance Bike Demae Class)도 실시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전거 문화를 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올림픽 시설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시민과 관광객이 자전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운영하며 국제 수준의 경기장을 일상 속 공간으로 개방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MTB 코스를 활용한 일본산악자전거대회(Japan Mountain Bike Cup)도 대표적이다. 올림픽을 위해 조성한 시설을 일회성 유산으로 남겨두지 않고 국제대회와 지역 행사로 이어가고 있다.

도시 곳곳에 조성된 자전거 인프라도 눈길을 끈다. 이즈시는 자전거 이용객이 공기 주입과 간단한 정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거점 85곳을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 관광객들은 이를 거점 삼아 이즈반도 일주 코스와 산악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주민 지원 정책도 병행한다. 자전거 구매 지원과 헬멧 구매 지원 등을 통해 자전거를 생활 교통수단이자 건강 증진 수단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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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시청에서 오지 히로부미 이즈시 산업부장이 이즈시의 자전거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이 같은 정책은 지역 브랜드 전략과도 연결된다. 이즈는 오랫동안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이즈의 무희』와 온천 관광지로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여기에 자전거 도시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취재한 일본사이클스포츠센터와 이즈벨로드롬 일대에서는 국가대표 선수 훈련과 시민 체험, 국제대회 유치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다. 엘리트 스포츠 시설과 관광·체험 기능을 결합한 형태다.

한국 지방자치단체들도 국제행사 이후 시설 활용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각종 국제대회 시설의 사후 활용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즈 사례는 경기장을 유지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교육·관광·생활체육·지역상권을 연결해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 발전시킨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안도 부시장과 오지 부장이 제시한 이즈의 해법은 결국 시설이 아니라 사람에 있었다. 올림픽 경기장을 보존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시민들이 자전거를 생활 속에서 이용하도록 만드는 것. 이즈는 올림픽 유산을 콘크리트 건물이 아닌 지역의 미래산업으로 전환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었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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