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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SK 2대 주주 미국 최초 4세대 SMR 건설 현장을 가다…고속도로 옆 원전, 안전성 확보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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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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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파워, 에너지·원자력 아일랜드 분리 설계
소듐 저압·지하 원자로·자연 냉각으로 안전성 확보
최태원 회장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 함께 짓는 솔루션 준비"
SK, 2035년 국내 1호 4세대 SMR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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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초 상업용 4세대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인 와이오밍주의 '케머러 1호기' 건설 현장 모습으로 5월 28일(현지시간) 찍은 사진./(케머러)하만주 특파원
SK이노베이션이 2대 주주로 참여한 미국 첨단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가 5월 28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케머러(Kemmerer)에서 미국 최초 상업용 4세대 SMR 프로젝트인 '케머러 1호기(Unit 1)' 건설 현장을 한국 언론에 공개했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현장 브리핑에서 SK를 "빌 게이츠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투자자"로 소개하며 한국 파트너십이 첫 원전 완공과 사업 확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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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초 상업용 4세대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인 와이오밍주의 '케머러 1호기' 건설 현장 모습으로 5월 28일(현지시간) 찍은 사진./(케머러)하만주 특파원
◇ SK 2대 주주 미 최초 상업용 4세대 SMR...고속도로 옆 건설, 비상계획구역 축소 실감

해발 2200m 케머러 현장은 고속도로에서 진입로를 꺾어 들어가면 곧바로 나타났다. 진입로 양편에 대규모 풍력발전 단지가 펼쳐져 있었고, 부지에 들어서자, 트럭·불도저·굴착기 등 중장비가 원자로 건물과 에너지 아일랜드 부지에서 지반 다지기 작업을 활기차게 진행하고 있었다.

기존 대형 원전은 반경 20~30km 수준의 비상계획구역(EPZ) 때문에 입지 제약이 크지만, SMR은 이 구역이 수백m 수준까지 축소될 수 있어 고속도로 인근 부지에서도 건설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테라파워 측은 설명했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약 8km 떨어진 이 부지에서는 소듐 시험 및 충전 시설(Sodium Test and Fill Facility)의 철골 구조물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앤디 크루시엘 건설 총괄 소장은 "이틀 전에 찍은 사진과 비교해도 건물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기상 여건이 나은 야간에도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부지 면적은 약 24헥타르(24만㎡)로 비원자력 상업 구역인 에너지 아일랜드와 원자력 아일랜드가 각각 약 12헥타르씩 분리돼 있다. 테라파워는 5년 전부터 지역사회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으며 마크 고든 와이오밍주 지사가 현장을 다섯 차례 방문하고 연방 상·하원 의원들도 이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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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르베크 미국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5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최초 상업용 4세대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인 와이오밍주의 '케머러 1호기' 건설 현장에서 현재 상황을 설명하면서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케머러)하만주 특파원
◇ 에너지·원자력 아일랜드 분리 설계로 인허가 단축…소듐 저압·지하 원자로·자연 냉각으로 안전성 확보

이 원전의 설계상 특징은 에너지 아일랜드와 원자력 아일랜드를 물리적으로 분리한 구조에 있다. 패트릭 영 나트륨 원자로 프로젝트 총괄 수석부사장은 "에너지 아일랜드는 원자력 라이선스 아래에서 진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상업 프로젝트처럼 훨씬 먼저 착공할 수 있다"며 "인허가 전략도 기존 경수로와 상당히 다르게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시엘 소장도 "실제로 우리 플랜트 대부분은 비원자력·비안전 계통의 상업 시설"이라며 이 점이 빠른 건설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영 수석부사장은 비상계획구역 축소가 가능한 기술적 근거도 제시했다. 소듐 냉각 풀형(pool-type) 원자로는 일반 경수로의 높은 압력이 존재하지 않고, 원자로 자체가 지하에 설치돼 방사성 물질의 외부 확산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영 수석부사장은 '워크어웨이 세이프(walk-away safe)' 개념을 소개하며 "거대한 수체를 최종 열 제거원으로 사용할 필요가 없고, 주변 환경이 자연스럽게 냉각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케머러 1호기는 345MWe급 소듐 냉각 고속로(SFR)로 용융염 기반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을 결합해 최대 500MWe까지 약 5시간 30분간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영 수석부사장은 "나트륨 원자로는 전 세계 소듐 원자로의 약 400년 누적 운전 경험을 기반으로 발전한 기술"이라며 "기존 대형 경수로는 부하추종이 매우 어렵지만, 용융염 저장 시스템을 활용하면 훨씬 쉽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장에 설치된 SFR 발전소 운전 시뮬레이터에서는 실제 운전 상황과 비상 시나리오를 구현해 부하추종 운전의 유연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크루시엘 소장은 "기존 경수로는 수 km에 달하는 배관·용접·케이블·밸브 등의 설치로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하지만, 나트륨(Natrium) 설계는 대부분의 설비를 원자로 내부에 통합했다"며 기존 경수로 대비 콘크리트 사용량이 약 50% 적고, 약 36개월의 건설 일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올해 3월 케머러 1호기 건설을 승인했다. 이는 10년 만의 신규 상업용 원전 건설 허가이자 SMR 등 첨단 원전 승인으로는 미국 최초 사례다. 영 수석부사장은 "건설 허가가 당초 계획보다 9개월 앞당겨 승인됐다"며 "플랜트의 안전성 입증이 매우 견고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르베크 CEO는 케머러 1호기가 2031년 상업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이 시점에 약 12기의 플랜트가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메타는 최대 8기의 원자로를 선택해 부지 선정을 진행 중이다. 건설 비용은 기존 경수로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테라파워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첨단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에서 약 20억달러(약 2조7500억원) 규모의 매칭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시작돼 현 트럼프 행정부까지 초당적 지지 속에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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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 벨뷰의 테라파워 에버렛연구소 내에 4세대 염소염·용융 염화물 고속원자로(MCFR) 개발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용융 염화물 특성 테스트 장비(IET)가 설치돼 있다./테라파워
◇ SK이노베이션 2억5000만달러 투자로 2대 주주…르베크 CEO "한국 파트너십 없이 확장 불가"

SK이노베이션과 SK㈜는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3840억원)를 공동 투자해 빌 게이츠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랐다.

르베크 CEO는 "4년 전 최태원 회장의 비전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며 "당시 SK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자체 사업의 탈탄소화를 원한다고 말했는데, SK는 매우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선견지명이 있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지분 일부 양도 이후에도 SK가 테라파워의 2대 주주라고 확인했다.

르베크 CEO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하나만 해도 나트륨 원자로 1기에 해당하는 전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나트륨 원자로가 반도체 생산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까지 지원하는 모습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엔비디아도 지난해 테라파워에 투자한 사실을 언급하며 "SK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에 매우 중요하다"며 "첨단 원자력과 AI가 나트륨 프로그램 안에서 결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의 제조 참여도 본격화되고 있다. HD현대와 두산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부품 발주가 이미 진행 중이며 올해부터 제작이 시작된다. 르베크 CEO는 "부품 제작에 평균 36개월이 소요돼 2029년 초에 와이오밍 현장에 도착해 조립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에서 현대건설(현대E&C)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한국 건설(EPC) 업체도 향후 나트륨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됐다. 아울러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과도 소듐 고속로 기술 분야에서 협력해왔다고 한다.

르베크 CEO는 자신이 25년 전 민간 원자력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울진 5·6호기,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 시설의 플랜트 매니저였다고 소개하며 "당시 한국이 미국보다 더 많은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오랫동안 원전을 많이 건설하지 않았기 때문에 첫 번째 플랜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빌 게이츠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겸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이 2025년 8월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소형모듈원전(SMR)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SK이노베이션 제공
◇ 최태원 회장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 함께 짓는 해법 준비"…SK, 2035년 국내 SMR 추진

최태원 회장은 올해 초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환태평양 대화(Trans-Pacific Dialogue·TPD) 2026' 환영사에서 AI 산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에너지 확보를 꼽으며 "SK는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설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AI 산업이 창출하는 막대한 신규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SMR과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8월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서울에서 만나 SMR 등 에너지 사업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의 소듐 냉각 고속로(SFR) 기반 SMR 기술의 아시아 시장 독점 활용 권리를 확보하고 있으며 2035년 상업화를 목표로 국내 최초 4세대 SMR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 비즈니스 포럼에서 응에안성 정부·국가혁신센터(NIC)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SMR·LNG·ESS를 결합한 통합 에너지 설루션의 해외 확장에도 나섰다.

한국 정부도 비경수형 SMR 인허가 체계 마련에 착수했으며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에 포함된 사전검토 제도는 올해 11월부터 우선 시행될 예정이다.

르베크 CEO는 "미국에서 나트륨 상업화를 통해 공사 기간·예산·경제성·안전성을 입증한 후에 한국에서도 나트륨을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의 AI 및 산업 수요가 나트륨 같은 플랜트를 필요로 한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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