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아이코 공주 안되고 ‘옛 황족 남성’ 된다…日 황실법안 10일 중의원 통과수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709010003357

글자크기

닫기

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7. 09. 10:24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여야 합의 깨진 채 '강행 논란' 여전
다카이치, 국회파행 수습 속 보수층숙원 처리속도
clip20260709101422
일본 필하모니 교향악단 창립 70주년 기념 특별연주회를 감상하는 아이코 공주. 사진=궁내청 홈페이지·Naoya Ikegami/SUNTORY HALL
일본 황실의 미래를 둘러싼 정치권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나루히토 천황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는 황위 계승 대상에서 제외된 채, 1947년 황실을 떠난 옛 황족 가문의 남성 후손을 양자로 받아들이는 법안이 중의원 통과 수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9일 일본 주요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일본 여야는 10일 중의원 의원운영위원회에서 황실전범 개정안을 심의한 뒤 같은 날 본회의에 올리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황실전범은 일본 황위 계승과 황족 신분을 규정한 법이다. 이번 개정안은 황실 구성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 황족이 결혼 후에도 황실에 남을 수 있도록 하고, 전후 황실에서 이탈한 옛 황족 가문의 남계 남성을 양자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법안이 여성 황위 계승 논의는 비켜 가면서 남계 남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현재 일본 황실에서 젊은 세대의 황위 계승권자는 아키시노노미야 왕세제의 아들 히사히토 왕자뿐이다. 아이코 공주는 천황의 외동딸이지만 현행 제도상 여성이라는 이유로 황위에 오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와 여당이 택한 해법은 아이코 공주의 계승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옛 황족 가문의 남성 후손을 다시 황실로 들이는 방식이다.

자민당과 보수층은 남계 계승 원칙을 유지하면서 황족 수를 확보할 현실적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입헌민주당은 일반 국민으로 살아온 옛 황족 가문 남성을 다시 황실에 편입하는 것은 국민적 이해와 헌법상 평등 원칙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고 반대 방침을 정했다. 중도개혁연합은 양자로 들어온 남성의 자녀와 후손에게 황위 계승 자격을 줄지 여부를 장래 검토 과제로 명확히 하는 부대결의를 조건으로 찬성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clip20260709102032
일본 여야는 10일 중의원 의원운영위원회에서 황실전범 개정안을 심의한 뒤 같은 날 본회의에 올리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여성 천황' 피한 채 남계 유지로 우회
일본 정치권에서 황실제도는 여야가 최대한 폭넓은 합의를 이뤄 처리해 온 사안이다. 2017년 아키히토 당시 천황의 생전 퇴위 특례법도 여야 합의를 전제로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핵심 조항에 반대하면서 "황실 문제를 수적 우위로 밀어붙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안 처리 과정은 회기 말 국회 파행 수습과도 맞물려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여당은 일본유신회가 요구해 온 중의원 의원정수 삭감 법안의 이번 국회 처리를 사실상 보류하고, 총리가 출석하는 예산위원회 집중심의도 수용하는 방향으로 야당과 접점을 찾았다. 국회 공전이 길어지자 여당이 일부 쟁점을 뒤로 미루고 황실전범 개정안 등 우선 처리 법안의 길을 튼 셈이다.

그러나 정국 정상화의 출구가 곧바로 황실법안 강행으로 이어지면서 다카이치식 국회 운영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보수층이 중시해 온 남계 황위 계승 원칙은 지키되, 여론의 관심이 큰 여성 황위 계승 문제는 뒤로 미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코 공주에 대한 대중적 호감과 여성 천황을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옛 황족 남성 편입안은 "현실과 동떨어진 보수 해법"이라는 반발을 부르고 있다.

다카이치 정권으로서는 회기 말까지 남은 정부 법안을 처리하고 국회 파행 책임론을 피해야 한다. 하지만 황족 수 감소라는 장기 과제를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회기 말 정치 일정에 맞춰 처리한다는 인상을 남길 경우, 황실제도 개정은 정권의 성과가 아니라 또 다른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