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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는 키이우, 우크라는 물류·석유망…전쟁 무게중심 ‘후방 파괴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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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20.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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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미사일 41기·드론 125대 투입…우크라 "탄도미사일 공세 개전 후 최대"
우크라, 러 최대 유통업체 창고·흑해 유조선 공격…에너지 수송망 압박
국방장관 해임 시위 속 총사령관 교체론
UKRAINE-RUSSIA-CONFLICT-WAR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사태청 구조대원들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지역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불이 난 물류시설과 창고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우크라이나 국가비상사태청 제공·AFP·연합
러시아가 19일(현지시간) 미사일 41기와 드론 125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탄도미사일 공세가 개전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와일드베리스(Wildberries)의 물류창고와 석유시설·유조선을 드론으로 공격하고, 흑해 유조선 등 후방 타격을 동시에 확대했다.

UKRAINE-CRISIS/ATTACK-KYIV
우크라이나 소방대원들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키이우 지역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
◇ 러, 미사일 41기·드론 125대 투입…우크라 키이우·하르키우·수미 민간시설 타격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러시아가 밤새 미사일 41기와 드론 125대를 발사했다며 이 중 미사일 18기와 드론 108대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은 주로 수도 키이우를 겨냥했으며 시내 5개 구역에서 화재가 발생해 아파트·사무시설·슈퍼마켓 등 민간 시설이 파손되고 최소 1명이 숨지고 15명 이상이 다쳤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전쟁 발발 이후 가장 많은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 약 40기에 달하는 잔혹한 테러 공격"이라며 "모스크바에 상응하는 강력한 압박을 가해 이 테러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키이우 외에도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의 우편물류창고가 공격받아 최소 4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고 로이터·AFP통신이 전했다. 수미 지역에서는 재활센터가 유도폭탄 공격을 받아 민간인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키이우 인근 군사·물류 거점, 미사일 부품 생산 공장, 오데사주의 피우덴니(Pivdennyi) 항구와 오데사 항구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공습이 최근 35일 사이 키이우를 겨냥한 세 번째 대규모 공격이라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탄도미사일 방어는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요격 미사일은 매일 필요하며 합의를 진지하게 이행하고 탄도 대응 역량을 지원하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1주일 동안 러시아가 공격용 드론 약 1450대, 유도폭탄 1640여 발, 각종 미사일 99기를 우크라이나에 사용했다고 알렸다.

TOPSHOT-RUSSIA-UKRAINE-CONFLICT-ATTACKS
러시아 주민들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 엘렉트로스탈에서 전자상거래업체 와일드베리스의 물류단지 화재로 발생한 연기 옆을 지나고 있다./AFP·연합
◇ 우크라, 러 전자상거래업체 창고 2곳 타격…최소 8명 사망·62명 부상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 동쪽 약 50㎞에 위치한 엘렉트로스탈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360㎞ 떨어진 탐보프주 코토프스크에 각각 자리한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 두 곳을 장거리 드론으로 타격했다. 러시아 당국은 두 창고 공격으로 최소 8명이 숨지고 6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번 러시아 공격은 와일드베리스 창고 피격 이튿날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창고들이 "드론 생산 및 항법 장비용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물류 시설로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와일드베리스가 미국 아마존닷컴을 본뜬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창업자 타티아나 킴의 개인 자산이 포브스 추산 81억달러(12조69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회사와 우리나라에 끔
찍한 사건"이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와일드베리스는 공급망 타격이 미미하다며 사망자 가족에게 200만루블(3810만원), 부상자에게 100만루블(1905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WSJ는 이번 공격이 러시아의 대표적 민간 소비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아 평범한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전쟁 비용을 직접 체감하게 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공중전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Russia Ukraine War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 인근 흑해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기니비사우 국적 곡물운반선 '골든 레오'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P·연합
◇ 우크라 드론 부대, 흑해 유조선·아조우해 크레인 타격…러 유조선, 원유 선적 중단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흑해에서 러시아군에 원유와 석유제품을 운송하는 유조선 2척과 아조우해에서 부유식 크레인 1척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흑해의 러시아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소속 유조선 3척에 직격탄이 명중됐다고 밝혔다.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은 유조선 '아시아'호와 '니소스 이오스(Nissos Ios)'호가 러시아 흑해 연안 터미널에서 원유를 선적하던 중 공격을 받아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CPC는 공격 주체를 밝히지 않았다. '아시아'호는 화재가 발생했으나 진화됐고, 원유 유출이나 인명 피해 없이 계속 물에 떠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고 CPC 측은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드론부대 지휘관 로베르트 브로비디는 수 주간의 '함대 사냥' 작전으로 러시아군이 전선의 루비콘 드론 부대 일부를 후방 선박 보호를 위해 재배치하고 있다며 "이는 전선에서 적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낸다"고 전망했다. 브로비디 지휘관은 7월 남은 기간과 8월 상순까지 작전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Russia Ukraine War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19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하일로 페도로프 국방장관 해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AP·연합
◇ 젤렌스키, 국방장관 해임 시위 속 총사령관 교체 검토…1200㎞ 전선 방어 변수

18일 키이우와 르비우·오데사 등 주요 도시에서 수천 명이 미하일로 페도로프 전 국방장관(35) 해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참전용사와 현역 군인도 시위에 참여했다. 페도로프 전 장관은 드론 전력 강화와 디지털 방산 조달 혁신을 주도한 인물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60)과 드론·자동화 중심 전쟁이냐, 돌격 보병·포병 중심 전통전이냐를 두고 전략적 충돌을 빚어왔다. 두 사람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중재하지 않으면 대화조차 하지 않는 상태였다고 WSJ는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1200㎞에 달하는 전선 방어 유지와 지휘권의 원활한 이양이라는 두 조건을 충족할 후임 후보를 찾을 경우 시르스키 총사령관 해임에도 열려 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군 지휘관들을 소집해 전황 평가를 듣고 잇따라 면담을 진행했으며 "군과 관련한 결정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 EU 6개국, 21차 대러 제재 예외 요구…나흘간 협상에도 합의 실패

한편, FT는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21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가 회원국 만장일치 요건 속에 나흘간 협상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는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제3국 운송 허용을 요구했고, 독일·포르투갈은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항 삭제를, 프랑스·이탈리아는 참전 러시아군의 EU 비자 금지 완화를, 오스트리아는 러시아 자산 20억유로( 3조4084억원) 동결 해제를 각각 요구하며 제재안 채택에 제동을 걸었다.

FT는 그리스 해운사 다이나가스(Dynagas)가 개전 후 러시아 야말(Yamal) LNG 3000만t 이상을 운송했으며 화물 가치가 240억달러(35조76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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