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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살리려 후판 더 쓰라는데…‘조선사’ 후판값에 마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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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7. 2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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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철강 국내 수요 창출 추진에도 철강사·조선사 가격 협상 지지부진
철강사는 가격 방어, 조선사는 원가 절감…후판 협상 팽팽
국산 후판 공급망 필요하지만 단가 상승 땐 조선 수익성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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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광양제철소 용광로에서 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
유럽연합(EU)의 철강 수입 규제로 수출길이 좁아진 한국 철강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부는 조선·방산·재생에너지 등 국내 전방산업을 활용해 막힌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철강사와 조선사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정책 조율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조선업계는 고선가 선박 인도 효과가 본격화되는 국면에서도 후판 가격과 외주비, 인건비 부담을 수익성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어 철강업계의 판로 확대와 조선업계의 마진 방어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EU 신철강조치에 따른 한국 철강 쿼터 감소분을 조선·방산·재생에너지 등 국내 전방산업 수요로 흡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이다. 특히 산업부는 최근 철강업계 긴급 간담회를 열고 품목별·기업별 영향을 점검하는 한편, 조선·방산·재생에너지 등 주요 전방산업과 철강업계 간 공급망 협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철강 내수 전환의 핵심 수요처로 꼽히는 조선업계가 이미 원가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선박용 후판은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대형 상선 건조에 들어가는 핵심 철강재다. 조선사들은 2~3년 전 높은 선가에 수주한 물량을 순차적으로 매출에 반영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후판 가격과 협력사 외주비, 임금, 시운전 비용을 얼마나 통제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실제 2분기 실적에서도 양 업종의 온도 차는 드러난다. 한화오션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4432억 원, 순이익 6926억 원을 기록했다. 고수익 상선의 수익성 개선과 해양 프로젝트 매출 반영, 원가 절감 효과가 맞물리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6.4% 늘었다. 삼성중공업도 2분기 매출 3조2307억 원, 순이익 2228억 원을 거뒀다. 고선가 선박 인도 효과가 조선사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철강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9955억 원, 순이익 116억 원을 기록했다. 조선용 후판 수요 강세로 후판 부문의 생산·판매량이 일부 개선됐지만, 원재료 가격과 내수 부진, 보호무역 확산 등을 감안하면 철강사 역시 가격을 쉽게 낮추기 어려운 환경이다. 조선사는 호황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후판 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철강사는 수익성 방어를 위해 가격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조선사와 철강사 간 후판 가격 협상도 이 같은 이해관계가 맞부딪히는 지점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사 입장에서는 후판값이 낮을수록 좋고, 철강사는 높을수록 좋은 구조인 만큼 어느 한쪽에 불합리한 가격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금과 같은 시기 과거 조선업 불황에 보여줬던 철강업계의 노력 등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국산 후판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 대형 조선사는 품질과 공급망 안정성, 선급·선주 요구 조건 등을 고려해 국내산 후판 사용 비중을 70% 전후에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상선에는 중국산 후판이 쓰이지만, 특수선이나 고사양 선박에서는 국내산 의존도가 더 높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미 조선협력 확대가 철강 수요에 일부 보탬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조선소 현대화, 항만 인프라, 대형 크레인 설치 등에는 철강재 수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철강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수요가 나더라도 국내 철강사의 실적을 크게 바꿀 정도로 당장 커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국제 시세와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여서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양측 모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정부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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