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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도 못한 호남 계통안정 설비…투자·조달 체계는 ‘반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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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7. 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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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계통안정 설비 미흡
일부 동기조상기 사업 입찰 절차도 시작 못해
투자 원칙·조달 체계 여전히 제도 공백
"전력망 안정 정책도 함께 추진해야"
전력공급 인프라 점검 (4)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6월 전남 장성군 신장성변전소 건설 부지와 분기선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전력망 안정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늘어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전력망에 연결하기 위한 핵심 설비 지원 체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과 송전망 확충, 전력망 운영 기준 정비에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계통안정 설비는 투자와 비용 부담, 조달 체계가 개별 사업에 맡겨지면서 정책이 '반쪽'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해 ESS 보급 확대와 그리드코드 개편, 송전망 적기 구축을 위한 전담조직(TF)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발전량 확대와 송전 효율 개선 정책에 비해 전력망 자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계통안정 설비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대표적인 계통안정 설비가 동기조상기와 'STATCOM'이다. 풍력과 태양광은 발전량 변동이 커 전압과 주파수가 흔들릴 수 있는데, 이들 설비는 이를 실시간으로 보완해 계통 불안을 막는 역할을 한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필요성이 커지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하지만 이들 설비를 누가 설치하고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지에 대한 기준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실제 원전 계통에 설치되는 STATCOM의 비용 부담을 놓고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며 전기위원회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계통안정 설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비용 분담 원칙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동기조상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반영돼 내년 준공을 목표로 했던 일부 사업은 현재까지 입찰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계통안정 설비 확충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투자 원칙과 비용 부담, 조달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사업 추진이 한전의 투자 여건과 개별 사업 일정에 좌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이 지연될수록 설비 확보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세계적으로 동기조상기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를 제작할 수 있는 전문 업체는 제한적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은 긴 제작·납기 기간과 공급 병목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국내 사업이 늦어질수록 글로벌 조달 경쟁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화가 하나의 정책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발전소와 송전선로 확충만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계통안정 설비도 국가 핵심 인프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동기조상기 같은 계통안정 설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해외는 계통안정 서비스를 경쟁 입찰하는 보조서비스 시장을 운영하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시장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사업이 한전의 투자 여건에 좌우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사업이 늦어질수록 세계적인 설비 조달 경쟁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는 만큼 계통안정 설비를 국가 전력망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투자와 보상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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