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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프로젝트에 ‘12차 전기본’ 다시 쓴다… “수요전망부터 재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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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7. 0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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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6월 실무안 연기…메가프로젝트 반영
원전·재생 전원믹스 유지…양수·LNG '숙제’
반도체 6.3GW·AI 18.4GW 신규 수요 반영
12차 전기본, 10월 실무안·연내 확정 목표
basic2026
정부가 추진하는 800조원 규모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반영하기 위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사실상 다시 작성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지난달 마련할 예정이던 실무안을 미루고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전력 수요를 다시 산정하면서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원믹스와 송전망, 계통 운영 방안 전반을 재설계하고 있다.

6일 정부와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당초 지난 6월 마련을 목표로 했던 제12차 전기본 실무안을 수정 중이다. 지난 4월 공개한 장기 전력수요 전망을 토대로 발전원 구성을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정부가 최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전력 수요 자체를 다시 계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2차 전기본은 2040년까지 전력을 어떻게 생산하고 공급할지를 담는 국가 최상위 계획이다. 총괄위원회는 지난 4월 2040년 전력소비량을 657.6~694.1테라와트시(TWh), 연중 최대전력은 131.8~138.2기가와트(GW)로 전망했지만 이는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전에 산출된 수치다.

기후부 관계자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요 전망을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메가프로젝트 영향이 있고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6월 실무안 마련을 목표로 했지만 몇 달 정도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며 "10월께 실무안을 마련해 연내에는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되,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출력 변동성을 보완할 양수발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의 역할을 어디까지 가져갈지를 변수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유연성 자원으로 꼽히는 양수발전은 아직 개발 가능한 잠재량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기후부는 현재 전국 단위의 잠재량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단계적인 확충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입지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주민 수용성과 인허가 절차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대규모 설비를 확충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LNG 발전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는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원믹스를 유지하면서 기존 LNG 설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신규 LNG 발전소는 무탄소 전원 확대 기조와 최근 발전용 가스터빈 등 핵심 기자재 공급난까지 겹치면서 대규모 반영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전기본은 단순히 발전원 비중을 조정하는 작업이 아니다. 정부가 발표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6.3GW, AI 데이터센터에는 18.4GW 규모의 신규 전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발전설비뿐 아니라 예비력 확보와 계통 운영 방안까지 전력 공급 체계를 전반적으로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정부는 반도체 공장 가동 시점에 맞춰 전력을 공급해야 하지만 원전은 착공부터 상업운전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걸리고, 송전선로 역시 주민 수용성과 인허가 문제로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시간적 여유도 많지 않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전남은 낮에는 태양광 전력이 남아 외부로 보내지만 밤에는 원전과 외부 전력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한 만큼 서남권에도 원전 등 안정적인 발전원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은 발전량이 많더라도 간헐성이 커 산업단지의 상시 전력을 책임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발전소를 짓는 것이 아니라 전력계통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라며 "이미 국내 LNG 발전설비는 이용률이 크게 떨어질 정도로 충분한 만큼 송전망과 계통 운영을 개선하고 양수발전, 배터리 등 유연성 자원을 확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전력망은 하나의 계통으로 운영되는 만큼 특정 산업단지 전력 문제를 발전소 추가 건설만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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