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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국부펀드’ 내년 출범…20조원 규모로 AI·반도체 장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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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6. 07. 3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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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에 전략투자계정 신설…정부 보유 주식·물납주식 활용
대출 아닌 지분투자로 '앵커투자자' 역할…적대적 M&A 방어도
구윤철 부총리, 비상경제본부회의 모두발언<YONHAP NO-3276>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 초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이른바 '한국판 국부펀드'를 내년부터 본격 가동한다. 한국투자공사(KIC)에 20조원 이상 규모의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직접 지분투자에 나서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끄는 '앵커투자자' 역할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재정경제부는 31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기존 KIC 내에 별도의 전략산업 투자계정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국부펀드를 운영하기로 했다.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며 축적한 KIC의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와 운용 역량을 활용해 전략산업 투자 전문기관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재원은 20조원 이상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부가 보유한 공공기관 주식 16조원 이상과 상속·증여세 물납주식 약 4조원을 출자해 조성한다. 여기에 국부 증진을 목적으로 한 민간 기부금도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투자 대상은 AI와 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 데이터센터 등 핵심 인프라, 해외 공급망 핵심 기업 등이다. 정부는 기존 정책금융처럼 대출이나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지분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기업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의결권도 행사해 기업가치 제고와 핵심 기술 보호,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응까지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정책펀드와의 연계도 강화한다. 모태펀드나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펀드가 만기나 청산 단계에 들어가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전략형 국부펀드가 이어 투자하는 '이어달리기' 방식이 도입된다. 통상 4~8년 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정책펀드의 한계를 보완해 유망 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투자 독립성 확보에도 무게를 뒀다. KIC 이사회를 기존 외환보유액 운용 계정과 전략투자계정으로 분리하고, 전략투자 전담 투자위원회와 자문위원회를 신설한다. 운영위원회를 통해 투자 방향만 제시하고 개별 투자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정부는 다음 달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연내 입법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전략형 국부펀드를 본격 출범시킬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전략산업에 대한 초장기 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글로벌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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