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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한국 원화 7월 세계 2위 급등”…반도체 달러 환류·한은 긴축이 만든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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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0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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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달러 대비 약 8% 절상…아시아 최하위권서 한 달 만에 세계 2위
삼성전자·SK하이닉스 1조달러 국내 투자 계획...하루 10억달러 환류 추산
코스피 조정, 외국인 매도 둔화…한은 금리 인상, 원화 추가 지지
환율 한달새 125원 급락
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있다./연합
한국 원화가 7월 달러 대비 약 8% 절상돼 콜롬비아 페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FT는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국내 투자에 따른 해외 달러 수익 환류 기대와 외국인의 주식·원화 매도 압력 완화, 한국은행의 3년여 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원화 반등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 원화, 상반기 금융위기 수준 약세 딛고 달러당 1560원→1419원…7월 상승률 세계 2위

FT가 제시한 원·달러 환율 역축(inverted scale) 차트에 따르면 환율은 6월 말 달러당 1560원 부근까지 오른 뒤 7월 가파르게 하락했다. 환율 하락은 원화 가치 상승을 뜻한다.

원화는 지난달 30일 달러당 1419원까지 강세를 보인 뒤 31일 1438원으로 후퇴했다. 한국 재무 관리는 서울이 미국·일본과 환율 문제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화는 상반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에 따른 대규모 무역 흑자에도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에서 거래됐다. 한때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떨어져 이란 전쟁의 에너지 충격에 노출된 필리핀 페소와 인도 루피, 인도네시아 루피아만 앞섰다고 FT가 전했다.

SF AI 선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진행된 글로벌 인공지능(AI) 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최태원 SK그룹 회장·이재명 대통령·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하드웨어 사장·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연합
◇ 삼성전자·SK하이닉스, 1조달러 이상 국내 AI·반도체 투자…해외 달러 수익 환류 기대

원화 반등의 핵심 요인 중 하나은 반도체 기업의 국내 투자 계획이었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국내 사업 확대가 해외 달러 수익의 지속적인 환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 회사는 6월 국내 AI 인프라와 반도체 공장에 수년간 1조달러(1433조원2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공개했다.

캐나다계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의 아바스 케슈바니 거시전략가는 투자액이 한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에 해당한다며 "매우 오랫동안 달러 매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미국 상장을 통해 265억달러(36조6900억원)를 조달했고, 대부분을 국내 투자에 배정했다고 FT가 전했다.

실제 달러 환류도 원화 수요를 늘렸다. 거래자들은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현물(spot)과 선도(forward) 시장을 통해 하루 약 10억달러(1조4332억원)가 한국으로 환류된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FT는 이 자금이 추가적인 원화 수요를 창출했지만, 한시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5,600선 내준 코스피
7월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
◇ 코스피 가치 약 4분의 1 하락…외국인 주식·원화 매도 강도 완화

반도체 기업의 달러 환류와 함께 증시 자금 흐름도 원화 반등을 지지했다. 코스피(KOSPI)는 AI 호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세계적인 반도체주 기피로 지난달 가치의 약 4분의 1을 잃었다.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상반기 코스피의 빠른 상승으로 한국 주식 비중이 기준 배분을 웃도는 초과 보유 상태가 되자 주식을 팔고 차익을 실현했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미툴 코테차 아시아 외환·신흥시장 거시전략 책임자는 증시 하락 이후 외국인의 추가 주식·원화 매도 압력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위재현 교보증권 외환분석가는 "외국인 투자자가 여전히 순매도하고 있지만, 강도는 6월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미국 기술주 하락도 엔비디아·마이크론·스페이스X 등에 투자한 한국 투자자의 해외 자금 유출을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의 훌리오 칼레가리 아시아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초 여건을 넘어 자금 흐름이 원화 반등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일부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업무보고하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7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연합
◇ 한국은행, 3년여 만에 기준금리 2.75%로 인상…신현송 총재 "인상 기조 유지, 합리적"

자금 흐름의 변화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환도 더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75%로 높였다. 3년여 만의 첫 금리 인상이었다. 금리 상승은 국내 자산의 수익률을 높여 해외 자산보다 매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원화를 지지한다.

미국 독립 자산운용사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의 이다나 아피오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선임연구분석가는 한국 정부가 기업과 가계의 국내 자금 환류를 더 적극적으로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는 예상보다 강한 경제 지표를 배경으로 했다. 한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3.7%를 기록했고, 6월 물가상승률은 3.2%로 높아졌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국회 청문회에서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를 웃돌 것이라며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고 FT가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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