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장벽에 생산기지 확보 경쟁
전문가 "韓 거점으로 美진출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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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자동차는 KG모빌리티(KGM)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고, 지리자동차는 르노코리아를 글로벌 수출기지로 활용하며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글로벌 전략이 '수출'에서 '협력'으로 전환되고 있다. 완성차를 해외에 판매하거나 현지 브랜드를 인수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분 투자와 공동 개발, 현지 생산을 결합하는 형태가 새로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의 생산 인프라와 판매망을 활용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투자 부담은 줄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체리자동차의 'KGM' 투자다. KGM은 이날 체리자동차 계열사인 '체리 글로벌 이노베이션스'를 대상으로 1081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달 체결한 7500만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 계약에 따른 것으로, 양사는 2027년 1월 출시 예정인 준대형 SUV 'SE10'(렉스턴 후속)을 시작으로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자율주행, 전기·전자(E/E) 아키텍처 등 미래차 핵심 기술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공동 개발을 위한 투자지만 업계에서는 체리가 장기적으로 한국의 생산 기반과 글로벌 공급망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장귀빙 체리자동차 사장도 "글로벌 시장의 생산능력을 함께 활용하는 협력 모델도 고려할 수 있다"며 "중국과 한국의 관세가 다른 지역에서는 협력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체리의 행보는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전략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지리자동차는 2010년 볼보를 인수한 데 이어 로터스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를 품었고, 메르세데스-벤츠 지분도 확보하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왔다. 국내에서는 르노코리아 지분 34.02%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부산공장에서 지리그룹 산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4'를 생산해 북미 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가 한국 생산기지를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로 활용하는 대표 사례다.
전략 변화의 배경에는 높아진 '무역 장벽'이 있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미국도 중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를 강화했다. 여기에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핵심 부품이 적용된 커넥티드카의 판매를 제한하는 규제까지 추진하면서 중국 업체들로서는 현지 생산과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업체들은 해외 브랜드와 협력하거나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생산 품질과 개발 역량을 갖춘 데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과 FTA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의 전략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향후 체리와 KGM의 협력도 생산 분야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KGM은 체리 차량의 평택공장 위탁 생산 계획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공동 개발 중인 SE10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협력 범위가 글로벌 공급망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이 폴스타의 북미 수출기지 역할을 맡고 있는 것처럼 평택공장 역시 중장기적으로 체리차의 해외 전략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는 "KGM은 독자적으로 미래차 기술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체리가 강점을 가진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등 전동화 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고, 체리 역시 한국이라는 내연기관 생산 기반과 글로벌 판매망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며 "미국과 유럽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체리 입장에서는 KGM과 손을 잡고 한국을 글로벌 생산·수출 거점으로 활용해 미국 시장까지 염두에 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