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자의 등장은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 모토인 ‘공정한 사회’를 상징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명실상부한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40대 총리를 앞세워 소통과 통합을 강화하고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의 원동력을 확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소통과 통합의 아이콘,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앞당기는 견인차가 되겠다”던 김 후보자의 꿈은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재산증식 의혹, 부인의 관용차 사용 논란, 부인뇌물사건 보도무마 의혹, 도청 직원 가사도우미 활용 등 여러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조우 시점과 관련해 수차례 거짓말을 했다는 의심이 확대되면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
경남도지사 재임시절 호텔비로만 4800여만 원을 쓴 사실도 청문회에서 쟁점이 됐다. 지난 24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 같은 사실을 공략하며 김 후보자의 서민 이미지에 직격탄을 날렸다. ‘공정한 사회’의 아이콘은 급기야 여당 인사에 의해 ‘걸레’로까지 전락했다. 서민들은 ‘소장수의 아들’에 회의감을 느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를 마친 후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생각했다”며 “많은 격려와 당부, 따가운 질책은 국민이 주신 엄중한 명령이라 생각하고 부족하지만 동의해주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심은 그에게 ‘스스로를 되돌아 볼’ 공식적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미덕은 신뢰”라며 “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신뢰가 없으면, 제가 총리직에 임명된다 해도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외형적으로는 공정한 사회에 적합한 인물로 묘사됐지만, 김 후보자가 지닌 ‘정의감’은 그것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됐다.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 핵심 국정기조인 ‘공정한 사회’는 결과적으로 여권 전체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확대비서관회의에서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는 실천이 중요하다. 청와대가 그 출발점이자 중심이 돼야 한다. 나 자신부터 돌아보겠다”고 언급해 김 후보자의 사퇴를 사실상 수용했다. ‘공정(fairness)’에 울고 웃은 김 후보자의 ‘21일 천하’는 그렇게 끝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