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7조원 돌파
9년간 누적적자 털고도 남아
해상운임 따라 실적 변동 우려
"높은 컨테이너 의존도 낮추고
사업 다각화 추진" 목소리 커져
채권단 관리 벗어나는게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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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운재건의 핵심인 HMM이 지난해 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9년의 누적 적자를 털고도 남을 규모의 영업이익이서 국내 해운산업 재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는 말처럼 해운 운임 등 HMM 수익성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때 과감하게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높은 컨테이너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다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향후 해운 운임 하락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이를 위해선 채권단의 관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해운업의 장기 불황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HMM은 지난 2016년 채권단 관리에 돌입한 바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매출은 13조7941억원, 영업이익은 7조3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5%, 6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197% 늘어난 5조3262억원이다.
1976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이다. HMM은 지난 2011년부터 9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왔는데, 9년 간 누적 영업손실은 3조8401억원에 달한다. 이 누적손실을 모두 털고도 3조9000억원에 규모의 금액이 남는 셈이다. 특히 HMM이 영업이익을 냈던 2010년에도 영업이익 규모가 6018억원으로 1조원이 채 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영업이익 규모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HMM의 호실적은 해운 운임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동량이 늘어났고, 미국 항만 적체 등이 장기화되면서 운임은 큰 폭으로 상승해왔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종합지수(SCFI)는 지난 2020년 말 2129포인트에서 지난해 말 5046포인트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주목할 건 이 덕을 보는 게 HMM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해상 운임 상승은 글로벌 해운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실상 글로벌 해운업계의 호황인 셈이다. 오히려 이번에 실적 상승을 주도한 해운 운임이 급락할 경우에는 실적 악화가 불보듯 뻔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물류대란 수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하반기부터는 운임의 조정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올해도 HMM의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내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HMM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5조3515억원, 8조220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매출액 10조6010억원, 영업이익 4조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HMM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컨테이너에 치중돼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컨테이너의 매출 비중은 93.7%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는 벌크 5.1%, 기타 1.2% 수준에 불과하다. 컨테이너선 수요 증가, 선박 부족 상황이 지속되면서 운임비가 급등한 덕분에 지난해에는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향후 운임지수가 하락하면 HMM의 실적 변동성도 커질 수 있는 셈이다. 단순 수치로 따지면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인 4조원의 규모가 크지만, 현재에 안주하기만 하다간 제 2의 한진해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운업은 특히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가 중요하다. 실제 글로벌 해운사들은 최근 운임 상승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종합 물류그룹의 기업 등을 인수한 덴마크 머스크, 항공 화물, 육상 운송 사업 등에 진출한 CMA CGM 등이 대표적이다.
HMM도 컨테이너 외에 다양한 사업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현재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관리 아래 놓여 있는 만큼 일반 기업처럼 공격적인 투자활동이 쉽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경영정상화 이후 민영화 작업이 먼저 진행돼 야하는 상황이다.
HMM 관계자는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