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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다중채무·저소득자 몰린 가계대출…여전업계는 좌고우면

[기자의눈]다중채무·저소득자 몰린 가계대출…여전업계는 좌고우면

기사승인 2023. 01. 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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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서영_신분증_웹
금융부 윤서영 기자
"한계차주 중심으로 상환여력이 악화될 수 있으니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해달라." "일부 회사들이 대출 취급을 축소해 서민들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자금이용에 애로가 없도록 살펴봐달라."

두 문장이 '상충'되기는 하지만 17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여전사 CEO(최고경영자) 신년 조찬 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이날 이 원장은 여전업계에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 등을 당부하면서 취약 차주의 어려움을 덜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한도를 줄였기 때문이다. 작년 9월말 기준, 금융회사 3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은행이 27.4%, 상호금융이 34.2%, 여신전문회사가 56.1%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카드론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포함시키면서 단기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이미 다른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카드론을 받을 수 없게 돼 카드론보다 금리는 높고 대출 한도는 적은 현금서비스를 택한 것이다. 최근 일부 카드사들이 카드론 한도를 줄이면서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자 금감원이 문제를 지적한 것인데, 따지고보면 정부의 카드론 규제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지난해 다중채무자 비중은 2012년 집계 이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특히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비중은 다른 연령보다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2030세대와 중·저소득자 등 대출 취약계층이 가장 우려스러울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게 된 차주들은 카드론으로, 다른 대출이 있어 DSR 규제로 카드론이 막힌 차주들은 단기대출로 점점 '궁지'로 가는 중이다. 다중채무자 중 여전업계 비중이 높다는 건 중·저소득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주고 돈을 빌리는데 이들이 빌린 돈은 다시 빚을 갚는데 쓰인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차주들이야 여윳돈으로 대출을 줄여나갔지만, 중·저소득자들은 이자와 원금을 감당하기 위해 자금을 더 빌리게 된다. 높은 이자를 부담하기 어려운 차주들 중심으로 대출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 원장의 당부처럼 저소득층으로 빚을 내서 빚을 갚는 다중채무자에 대한 핀셋 지원 정책이 필요할 뿐 아니라 실수요자를 걸러내 이자 및 원리금 상환 유예와 같은 방안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은 리스크 관리냐 대출 한도 상향이냐 두 상충안을 놓고 좌고우면 중인 여전업계에만 맡겨서는 안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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