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보완수사권 폐지 앞두고…장윤기 사건이 드러낸 경찰 ‘셀프감찰’ 한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708010003018

글자크기

닫기

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7. 08. 16:11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檢 보완수사서 부실수사 정황 드러나
警 특수팀·檢 압수수색 동시 진행…감찰 기능 개편 실효성도 시험대
PYH2026070805510005400_P4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경찰 수사를 견제할 외부 통제 장치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 피의자 장윤기(23)의 초기 수사를 맡았던 경찰 수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 심사를 받은 데다, 부실 수사 정황 상당수가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보완수사권 축소 이후 경찰 수사의 오류와 비위를 누가 걸러낼 수 있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경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당시 수사팀장 박모 경감은 이날 광주지법에서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박 경감은 장윤기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를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고 주요 증거목록에서도 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차량 감식 당시 케이블타이가 촬영된 채증 영상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경감 측은 고의적 증거인멸 혐의를 부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타이는 장윤기의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할 핵심 정황 증거로 꼽힌다. 검찰은 전날 장윤기의 부친인 현직 경찰관 장모 경감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차량에서 사라졌던 케이블타이를 확보했다. 차량은 기본 감식 이후 장 경감에게 반환됐고, 장 경감은 이후 장윤기의 원룸에서 성인용품과 휴대전화 등을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팀 관계자가 원룸 주소와 출입 비밀번호, 구속영장 신청 계획 등을 장 경감에게 알려줬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번 사건이 보완수사권 논란과 맞물리는 이유는 부실 수사 의혹 상당 부분이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사건 송치 이후 피의자 가족인 현직 경찰관과 수사팀 사이의 유착 가능성을 의심하고 공식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보완수사 기능이 경찰 수사의 허점과 비위를 걸러내는 교차 검증 장치로 작동한 셈인데, 해당 권한이 축소·폐지될 경우 유사 사건에서 통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과 경찰은 동시에 수사에 나섰다. 광주지검 전담수사팀은 7일 광주 광산경찰서와 주요 피의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공무상비밀누설 및 증거인멸 의혹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기존 광주경찰청 전담팀을 '광주광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팀'으로 확대하고 본청 수사인력을 투입했다. 특별수사팀은 27명 규모로, 광주청 지휘라인을 배제했다.

경찰청은 박 경감을 직위해제하고 광주 광산경찰서장, 형사과장, 당시 수사팀원 4명 등 총 6명을 대기발령했다. 장윤기의 부친 장 경감도 경무과로 대기발령 조처됐다. 홍석기 국수본부장은 "경찰의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사 주체가 여전히 경찰 조직 내부라는 점에서 '셀프 수사' 논란은 남아 있다.

이번 사건은 경찰청의 수사비위 대응 체계 개편 실효성도 시험대에 올렸다. 경찰청은 최근 국수본 내 수사감찰 기능을 감사관실로 넘겨 감찰 기능을 일원화했다. 수사정보 유출, 청탁·부실수사 등 고비난성 비위 감찰을 강화하고 사건관계인 사적 접촉 및 사건 문의 금지 제도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감찰 주체가 국수본에서 감사관실로 바뀌더라도 경찰 조직 내부 기구 간 기능 조정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장윤기 사건에서 불거진 수사정보 유출, 사건관계인 접촉, 증거 누락 의혹은 경찰이 차단하겠다고 한 위험 요소와 겹친다. 내부 감찰만으로는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차단하기 어렵고, 경찰관이나 공적 지위자가 관련된 사건에서는 수사 주체와 감찰 주체를 더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검찰 권한 축소로 경찰 수사권이 커진 만큼 내부 감찰만으로는 책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경찰관 연루 사건은 상급·전문 수사부서가 맡고, 감찰 과정에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