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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1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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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기고 기자의 눈 피플

[여의로] 정청래와 장동혁의 출구전략

선거에서 진 장수가 물러나는 것은 정치권의 오래된 불문율이자 상식으로 여겨져 왔다. 패배한 대표는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새 지도부는 쇄신을 약속하며, 당은 다시 전열을 정비한다. 이는 정치와 정당이 작동하는 기본 공식이었다. 6·3 지방선거 이후 여야는 이 공식마저 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승리의 샴페인을 터트리기엔 민망하고, 그렇다고 패배를 인정하기엔 억울한 표정이다. 양당 대표 모두 책임론의 한복판에 섰지만, 어정쩡한 자세로..

[기고] 합동성의 이름으로 전문성을 버릴 수는 없다

1950년 12월, 북한 지도부는 자강도 만포의 산골마을 별오리에 모였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압록강까지 밀려난 상황에서 열린 이른바 '별오리 회의'는 단순한 전쟁 평가가 아니었다. 전쟁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대남전략과 군사노선을 재정립하는 출발점이었다.북한은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한국전쟁을 패배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왜 실패했는지를 집요하게 분석했고, 다음에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재래식 전력..

[칼럼] 경제가 식는데 세금만 가열되는 풍경

경제학 교과서에는 오래된 황금률이 하나 있다. "호황에는 거두고, 침체에는 풀어준다." 반(反)경기적 재정운용이라는 이 원칙은 경제위기를 겪은 거의 모든 나라가 공유해 온 기본 상식이다. 경기가 과열되면 세금을 통해 열기를 식히고, 경기가 얼어붙으면 부담을 덜어 소비와 투자가 다시 살아날 시간을 벌어준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부동산 세제는 종종 이 원칙과 반대로 움직였다. 거래가 사라져도 보유세 고지서는 줄지 않았고, 집값이 하락한 지역에서도 세..

[윤일현의 文香世談] 과제가 된 삶, 소로에게 묻다

새벽안개가 걷히기 전의 숲은 유난히 고요하다. 호수 위에는 은빛 물안개가 천천히 피어오르고, 물가 나무들은 세상의 소음을 잊은 듯 미동도 없이 서 있다. 사람들은 대개 숲을 '잠시 쉬어가는 장소'로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 숲은 도피의 공간이 아니라, 삶의 본질을 가장 정직하게 마주하는 자리다.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스물여덟 살에 매사추세츠 콩코드 근처 월든 호숫가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홀로 살기 시작한다. 그는 '월든'에..

[김태우의 안보정론] 출발부터 삐걱대는 美·이란 종전협상

많은 사람들은 미·이란이 6월 14일 합의하고 17~18일 양국 정상의 전자 서명으로 공식화된 양해각서가 중동 전쟁을 영구히 멈춰 세울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게 쉬울 것 같지가 않다. 이 양해각서는 종전협정이나 평화조약이 아니라 60일 동안의 휴전을 통해 종전 협상을 벌이기로 한 합의에 불과한데, 이 합의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19일 스위스 뷔르겐스토크(Burgenstock)에서 거행하기로 했던 각서 교환식은 전격 취소되었다. 이스라엘이..

[여의대로] '전세의 종언'? 월세 살면서 집 장만 가능한가

전세(傳貰)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몇몇 국가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주택 임대차 제도다. 볼리비아의 '안티크레티코', 인도의 '거비' 등이 있지만, 그 비중이 극히 낮다. 임대차 시장의 주된 계약 형태로 자리를 잡은 것은 한국의 전세가 사실상 세계에서 유일하다. 우리나라에선 고려시대 농사짓던 논밭을 담보로 맡기고 집을 빌려 쓴 전당(典當)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현대식 전셋집은 100여 년 전 개화기에 등장했다. 경성으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

[칼럼] 성평등 조직문화, 일터의 공정성을 묻다

필자는 몇 년전부터 성평등 조직문화 조성사업에 컨설턴트로 참여하면서 많은 공공 기관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행정통계를 확인하고, 설문 결과를 파악하며 담당자와 구성원의 목소리를 들었다. 성평등과 관련된 조직문화의 특성은 추상적 구호가 아닌 일상에서 드러난다는 점을 이러한 방문을 통해 확인했다. 즉, 실제로 회의실에서 누구의 발언이 더 무게 있게 받아들여지는가, 핵심 보직은 누구에게 배정되는가, 돌봄을 감당한 구성원은 온전히 경력을 이어갈 수 있..

[기고] 농업소득이 받쳐줘야 기술혁신도 촉진된다

새로운 기술이 농업의 미래라는 데 이견은 없다. 스마트팜, 드론, 인공지능, 정밀농업은 이제 농업 현장에서도 낯선 말이 아니다. 노동력은 부족하고, 기후는 불안정하고, 소비자의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기술의 힘은 더욱 중요하다.하지만 농업인 입장에서 새로운 기술은 기대이면서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투자할 여력이 없으면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 스마트팜을 도입하고 싶어도 비용이 걱정되고, 드론이나 로봇을 써보고..

[김대년의 잡초이야기-89] 미움받는 식물 '망초'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 '망초'는 자신의 이름이 매우 못마땅할 것 같다. 망초는 구한말 개항 이후 국내로 유입되었다. 경술국치(1910년)를 전후하여 생소한 잡초가 전국에 퍼지자, '나라 망할 때 돋아난 풀'이라 하여 '망초(亡草)'란 이름이 붙었다.지금 하얀 꽃이 만발한 '개망초'와 달리, 망초는 이제 줄기를 쑥쑥 올리는 중이다. 한여름인 7월부터 꽃을 피우는데 아주 작고 볼품없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망초는 극강의 생명력과..

[이영환의 AI에이전틱 이코노미⑩] 이번엔 속도가 다르다-일자리 와해의 본질

지난 9회에서 우리는 AI 특수로 삼성전자 직원들이 보너스로 명품 잔치를 하는 뉴스와 동시에, AI 자동화로 미국의 22~25세 신입 개발자 일자리가 20% 사라졌음을 보았다. 한쪽에서는 호황의 보너스가, 다른 쪽에서는 사상 최악의 채용 절벽이 같은 AI 때문이라는 부조리한 풍경이었다. 그런데 이 진단을 들은 독자 중에는 이렇게 반문하실 분이 있을 것이다. "산업혁명 때마다 사라진 일자리보다 더 많은 새 일자리가 늘 생겼다. 이번에도 결국 그럴..

[칼럼] '선관위 전면 재개편' 선거 불신 막을 최후 보루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권력을 위탁하는 유일무이한 신성한 절차다. 이 절차가 오염되거나 흔들릴 때, 공화국의 근간은 통째로 위태로워진다. 최근 정치권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선거 공정성 논란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이 참담한 이유가 여기 있다.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진 6·3 지방선거 이후, 우리 사회는 어느덧 '부실선거'와 '부정선거'라는 엄중한 단어들을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불행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선..

[데스크 칼럼] '될놈될' 지방선거

요즘 MZ세대들이 즐겨쓰는 시쳇말 중에 '될놈될'이라는 단어가 있다. 한 눈에 보고 직관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아챈 눈치빠른 독자도 있겠지만, 필자와 같이 '둔감한 꼰대'들을 위해 풀이하자면 "될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결국) 된다"는 의미임을 차제에 밝혀둔다. 칼럼을 쓰면서 기성세대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굳이 거론하는 것은 지난 3일 끝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결과의 의미를 '될놈될'이란 한 마디로 간단히 요약할 수 있겠..

[칼럼] K-뷰티의 그림자…위조 화장품이 브랜드 신뢰를 흔든다

K-뷰티가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할수록 역설적으로 커지는 문제가 있다. 바로 한국 화장품을 모방한 위조 제품이다. 수출이 늘어날수록 가짜도 함께 늘어나는 현실은 K-뷰티의 성공이 만들어낸 가장 불편한 그림자다. 위조 화장품은 단순한 상표권 침해나 기업의 매출 손실을 넘어 소비자 안전과 브랜드 신뢰, 나아가 K-뷰티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실제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

[칼럼] 이란 다음은 북한인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별다른 설명 없이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과 함께 걷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국제사회의 시선이 다시 평양으로 향하고 있다. 마침 미국과 이란 간 종전 및 핵 문제 합의가 가시화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이란 다음은 북한인가"라는 질문도 자연스럽게 제기된다.트럼프의 정치 스타일을 고려하면 이를 단순한 추억의 회상 정도로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그는 상징과 이미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치인..

[성승제의 관상산책] <16> 오성(五星) Ⅰ

'오성'만 말하기보다는 통상 '오성육요'라고 묶어서 말하는데 여기서는 오성만 설명하겠다. 오성은 다섯 개의 별, 그리고 육요는 여섯 개의 빛나는 것이란 말이다. 다섯 개의 별(오성, 五星)이란 이마, 코, 입, 귀 2개 합친 다섯 개를 말한다. 육요란 양 눈, 양 눈썹 그리고 눈썹 사이(인당)와 눈 사이(산근)를 말한다.이마가 남쪽 별(火星)이다. 내려다보는 방향으로 오른쪽 귀가 서쪽 별(金星), 왼쪽 귀가 동쪽 별(木星), 턱은 북쪽 별(水星..

[특파원 시선] 누구의 전쟁을 기억할 것인가···사라지지 않는 주사파 역사관

미국 워싱턴 D.C. 한복판인 내셔널몰은 자국의 기원과 정체성을 응축한 거대한 기념 공간이다. 거기에 한국전쟁참전용사 기념공원이 있다. 그것도 내셔널몰의 심장인 링컨기념관 바로 옆에 위치한다. 참전 미군을 모델로 한 실물 크기 19인 용사상의 모습과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글귀는 장엄하고 숙연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또 미군·카투사 전사자 4만3808명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도 있다. 매년 전 세..

[기업 인사이트] AI가 대체할 수 없는 산업, 스포츠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한 후보가 철봉 매달리기를 하며 자신의 체력을 보여준 장면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단순한 퍼포먼스로 볼 수도 있지만, 그 장면에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체력 역시 지도자의 능력 중 하나라는 점이다. 그 후보는 자신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사람임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여의로] 나라는 어려워도, 월드컵은 특별하다

1930년 처음 탄생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100년이 가까운 세월을 거치며 여러 나라들의 사연을 전해왔다. 축구라는 운동 종목이 아닌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쓰는 기적과 같은 드라마는 종종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기도 한다.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참가국이 사상 최다인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평소 들어보지도 못한 이름의 나라들이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인구가 수십만 혹은 수만 밖에 되지 않는 나라, 국내 정..

[호압재의 명리처방] "제 팔자가 그리 센가요" 유흥업소 여성의 한탄

삶에 굴곡이 많고 평탄하지 않은 인생을 흔히 ‘팔자(八字)가 세다’고 표현합니다. 명리 상담을 하다 보면 이처럼 거친 풍랑 속을 걷고 있는 ‘센 팔자’들을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얼마 전, 유흥업소에서 일한다는 한 여성이 호압재를 찾아왔습니다. 이제 나이도 차고 모아둔 돈도 없는데, 주변에 안 좋은 일(凶事)만 끊임없이 터진다며 낙담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선생님, 제가 정말 그렇게 팔자가 센가요?”왜 어떤 사람은 유독 삶의 고난이 끊이지 않는..

[데스크 칼럼] 종전 직전 트럼프가 다시 꺼낸 사진 한장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마오쩌둥을 마주한 순간은 냉전사의 거대한 분수령이었다. 반세기가 흐른 지금, 방대한 협상문은 빛바랬지만 두 지도자가 나눈 악수의 잔상은 여전히 강렬하다. 외교는 종종 한 장의 사진으로 회자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걷는 사진을 설명 없이 게재한 배경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사진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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