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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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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기고 기자의 눈 피플

[김정학의 내가 스며든 박물관] 들판 위에 내려앉은 거대한 렌즈, 그 '느닷없음'의 미학

우리는 흔히 예술의 정점은 도심의 화려한 갤러리나 국립박물관의 엄숙한 조명 아래에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예술적 체험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마치 뒤통수치듯 찾아오는 법이다. 일본 돗토리현 호키초(伯耆町), 다이센(大山)의 산기슭을 달리는 차창 밖의 평범하고 목가적인 시골 들판, 그 평온한 수평의 풍경 위로, 돌연 기하학적인 콘크리트 큐브 네 덩어리가 '툭' 하고 떨어져 내린 듯 나타났다. 이질적이고, 당혹스럽다. 그러나 그 건축물 앞..

[칼럼] 반도체를 '제2의 면세점'으로 만들 작정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갈등을 계기로 '초과이익 공유'와 '국민배당금' 논쟁이 뜨겁다. 누구는 국민배당금 설계를 제안하고, 한쪽에선 농어촌 환원을, 다른 쪽에선 초과이익 공유의 법제화를 외친다. 요지는 하나다. 반도체가 돈을 많이 버니 나눠 갖자는 것이다.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꼭 10년 전, 우리는 똑같은 발상으로 또 하나의 '황금알 산업'을 다뤘다. 면세점이다.한때 면세점은 한국이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알짜였다. 시장 규모는 20..

[김대년의 잡초이야기-88] 피를 멎게 하는 '엉겅퀴'

햇살이 따가워지는 요즘부터 엉겅퀴의 계절이 시작된다. 꽃망울이 맺혀지고 이내 신비로운 진분홍빛 꽃을 피워낸다. 하나의 꽃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수많은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뭉쳐 머리 모양의 형태를 만들어낸 것이다.엉겅퀴는 산과 들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잡초다. 우리 민초들 곁에 늘 가까이 있었던 야생초이기에 민간처방의 약재로, 어린잎은 나물이나 국거리의 재료로 사랑받아 왔다.엉겅퀴란 이름도 약효에서 따온 것이다. 출혈을 멈추는 효과, 즉 피를..

[이영환의 AI 에이전틱 이코노미⑨] 카나리아는 이미 떨어지고 있다-노동시장의 충격

이번달 초, 흥미로운 가십성 뉴스가 하나 떴다. 수원과 강남의 명품관에서 인기 모델 가방이 일제히 품절됐다는 소식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받기로 합의한 직후였기 때문이다. AI 호황의 직접 수혜를 받은 반도체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1인당 최대 6억 원을 받게 됐다.그런데 같은 시기, 또 다른 풍경이 있다. 한국의 컴퓨터관련학과 졸업생들은 이력서를 50통, 100통 보내고도 답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의로] 부산으로 향하는 보랏빛 약속

부산이 보랏빛으로 물들 준비를 하고 있다. 12~13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가 열린다. 공연을 앞두고 국내외 팬들의 시선은 이미 부산으로 향하고 있다. 항공권과 숙박, 관광 일정까지 팬들의 움직임은 공연장 밖 도시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올해 데뷔 13주년을 맞은 BTS에게 이번 부산 공연은 단순한 투어 일정이 아니다. 13일은 BTS가 처음 세상에 나온 날짜이고 부산 공연은 2022년 10월 '옛 투 컴 인 부..

[칼럼] 애프터 트루먼 쇼에 대한 상상

학생들이 '트루먼 쇼'를 세미나에서 다뤄보면 좋겠다고 요청해 왔다. 잘 알려진 작품이고, 또 오래된 영화라 살짝 저어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수강생들이 선택한 영화를 다룬다는 나름의 원칙이 있었기에 승낙했다. 소통을 마치고 나서, 왜 흔쾌한 마음이 들지 않았는지 잠시 생각해 봤다. '잘 알려진, 오래된 작품'이라는 게 주저한 이유라기엔 뭔가 궁색했다. 무슨 이유에서일까?영화를 처음 본 것은 1998년, 극장개봉 당시였다. 기억의 키가 작동하..

[최성록의 건설몽]이 죽일놈의 전세

"알바까지 뛰며 한 달을 버텨도, 월세를 내고 나면 손에 쥐어지는 게 없어요. 그래서 돈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전세로 갈 수만 있다면, 매달 버려지는 그 돈만 아껴도 숨통이 트일 것 같았거든요. 젊은 애들이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전셋집을 얻으려 하는지, 저는 제 몸으로 배웠어요." 몇 해 전 사기 위험을 알면서도 왜 굳이 택하냐고 묻자 후배가 들려준 답이다.전세(傳貰).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주거 문화다. 집값..

[기업 인사이트] 중소기업 수출 최고의 수단, 전시회

수출은 중소기업의 생존 전략이다. 내수 시장의 한계가 명확한 한국 경제 구조에서 중소기업이 지속 성장을 하려면 해외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나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에 수출은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해외 바이어 발굴, 현지 유통망 구축, 브랜드 인지도 확보,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이 장벽을 가장 효율적으로, 가장 빠르게 허무는 수단이 바로 무역전시회다.전시회는 단순한 제품 진열의 장이 아니다. 수출 전시회는 바이어와 셀러가 한 공간에서..

[장용동의 우리들의 주거복지] 주택시장을 보는 대통령과 시장 간의 괴리

정책의 성공 여부는 정확한 진단에서 나온다. 진단이 잘못되면 대책이 엉뚱해지고 정책 효과는 맹탕이 된다. 특히 부동산 정책은 과거 정부에서 보듯이 잘못된 판단으로 입안된 정책은 수십 차례 반복된 대책 발표에서도 되레 역습으로 작용해 부작용과 불신만 초래하고 실패로 끝나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93년 YS 정부의 신도시 불가론이다. 당시 분당 등 수도권 5개 신도시 건설로 물가 급등 등 경제 폐해가 발생하자 신도시급 대규모 주택건설..

[김동영의 중국 정치·산업 四季] 엔비디아 제재의 역설, 국가 연산망으로 무장한 중국 인공지능의 역습

2026년 5월 27일 대만 검찰청에 전격 압수된 50대의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서버는 현재 진행형인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의 물리적 단층선을 명확히 보여준다. 엔비디아(Nvidia)의 첨단 인공지능(AI) 칩을 탑재한 이 서버들이 일본을 거쳐 홍콩으로 밀반출되려다 적발된 이번 사건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포위망이 하위 물류망 단위까지 정교하게 조여왔음을 방증한다. 가장 앞선 연산 하드웨어의 합법적 조달 통로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외부에서는..

[지인엽의 법과 경제] 삼성전자 노사 협상 타결이 남긴 것

대한민국 첨단 제조업의 상징인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에 갈등을 극적으로 해소했다. 반도체(DS) 부문에 상한선 없는 '특별 경영 성과급' 제도를 신설하는 등 노동조합의 요구가 상당 부분 수용된 이번 합의를 두고, 일각에서는 파국을 면한 다행스러운 결과라 평가한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성사된 가장 큰 이유는 파업 리스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측이 상당한 양보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물론 파업은 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권리다. 문제는 파업권..

[기고] 데이터 없는 부동산정책, 정교할 수 없다

정교한 처방은 정확한 진단에서 온다. 정부가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시장은 반응하지만, 정작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이 정책은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설계되었는가?"이다.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할 때 서울 강남구와 경기 외곽의 공급 부족은 면적, 유형, 수요층, 가격대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문제다. '공급 확대'라는 단편적인 방향만으로는 이 모든 맥락을 담을 수 없으며, 정확한 데이터 진단 없이는 유효한 처방도 불가능하다.한국의..

[여의로] 종교와 호국보훈

국가와 종교를 두고 너무 가까이해서도 안 되고 너무 멀어져도 안 되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라고 흔히들 말한다. 국가가 종교를 방패막이로 활용해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종교가 공동체의 아픔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일종의 경고다. 그만큼 국가와 종교는 각자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 동시에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관계기도 하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은 우리사회에서 국가와 종교가 상호보완하는 모습을 제대로 엿볼 수..

[데스크 칼럼] 히드라 효과와 전기요금 정책

헤라클레스의 12과업 중 두 번째는 목을 잘라내면 그 자리에 새로운 목이 두 개씩 자라나는 괴물 히드라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이 신화에서 유래한 '히드라 효과(Hydra Effect)'는 특정 문제를 표면적인 규제로만 해결하려 할 때 오히려 통제하기 힘든 부작용들이 발생하는 현상을 뜻한다.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전기요금 정상화 문제는 이 히드라 효과를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사례다.그동안 역대 정부는 히드라 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틀..

[칼럼] 모두 애벌린으로 가고 있는 건 아닌가

조직의 실패는 외부의 타격보다 내부의 침묵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적지 않은 구성원들이 무언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다수 또는 다수라고 주장하는 흐름에 동조하는 현상은 구조적인 오류를 만들어낸다. 6·3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온갖 구호와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 완공, 신규 착공, 조기 착공, 유치, 국비 확보… 국가 예산이 10배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곳곳에서 너는 누구 편이냐는 강요가 횡행한다. 계속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여의대로] 대만식 '당일투표·수개표' 도입해 선거 신뢰 회복해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며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한 행정적 실수를 넘어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을 박탈한 헌정 사상 유례없는 사건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를 위해 지자체로부터 전체 유권자의 110%에 달하는 인쇄 예산을 확보했음에도 선거인 수의 50%만을 인쇄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서울 33곳을 포함해 전국 50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동이..

[여의대로] "우린 이제 산유국입니다"

"우린 이제 산유국 됐습니다." 경제 관료 출신 한 인사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으키고 있는 돌풍을 두고 이렇게 단언했다. 올 들어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확산하고 있어 중동 등지 산유국 업체의 기업가치를 초과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본격적으로 모두가 부러워하는 산유국 대접을 받게 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원유와 반도체. 얼핏 보기..

[칼럼] 청년 이승만의 혁명적 사상과 '극락의 나라' 미국

◇자유의 나라, 신앙의 나라미국은 국가가 아니라고 200년 전 독일 철학자 헤겔은 말했다. 미국에는 시민 각자가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시민사회만 있을 뿐, 시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보편적 구심점으로서의 국가가 없다는 뜻이다. 헤겔은 미국을 '국가 이하'라 폄하한 셈인데, 그의 예상은 미국의 미래를 전혀 내다보지 못한 단견이었다.헤겔의 예상과는 반대로 19세기가 다 가기도 전에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국가'들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광대한 북미..

[신현길의 뭐든지 예술활력] 쌀농사 짓는 정성으로 청년 예술가들 육성을

5월이면 농촌의 들판은 분주해진다. 벼농사를 위해 유박(유기질 비료)을 살포하고, 모판에 모를 키우고, 논두렁에 풀을 깎고, 논에 물을 대고, 써래질을 한다. 그런 이후에야 비로소 모내기를 한다. 모내기가 끝났다고 그냥 일손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논에 물 관리를 해야 하고, 잡초 제거를 위해 논에 뛰어들어야 한다. 벼를 키우기 위해서는 농부의 손길이 '여든여덟 번' 필요하다는 말뜻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이 먹고..

[칼럼] K-푸드 다음은 K-그린바이오, 향후 100년의 미래 먹거리

금준호 한국바이오협회 미래식품산업협의회 회장(씨위드 대표)= 오늘날 미국이 세계 콩 시장을 쥐게 된 출발점은 한반도였다. 1929년 미국 농무부의 콩 원정대는 동양에서 콩 종자 4578점을 수집했는데, 그중 73.8%인 3379점을 우리 땅에서 가져갔다. 1901년부터 1976년까지 한국에서 수집해 간 재래종 콩만 5496종에 이른다. 오늘날 미국이 재배하는 대두의 90%가 그렇게 가져간 아시아 종자를 개량한 것이고, 그 종자가 미국을 세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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