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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수 감소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주, 경제 및 인권 상황 등의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시기 고강도 북중 국경 봉쇄 조치가 이어지는 상황이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인공지능 감시장비를 동원해 불법 체류자들의 이동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중국 내 가정을 꾸린 탈북 여성에게는 '임시거주증'이라는 일종의 당근책을 제시하며 한국행을 사전 차단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북민들이 고심 끝에 한국행을 선택한다면, 안전한 브로커를 만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악질적인 브로커들은 한국행 수수료만 챙기고 종적을 감추기도, 중국 공안에 탈북민들을 신고해 포상금을 챙기기도 한다. 한국행 도중 현지 공안당국에 적발돼 구금 및 북송되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이동 루트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도 탈북민들의 한국행에 악영향을 미친다. '검증된' 브로커들은 한국행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다른 일감을 찾아 현장을 떠나기도 하고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은 하나둘 은퇴하고 있다. 탈북민들의 한국행 환경이 날로 악화하다보니 한국행 수수료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과거에도 탈북민들의 한국행은 첩첩산중(疊疊山中)이었는데 이제는 그 산길에 눈과 서리까지 내려앉은 설상가상(雪上加霜) 형국이다. 제3국에 체류 중인 상당수 탈북민들의 경우 굳이 목숨 걸고 한국행을 선택할 바에 현실에 안주해 정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통일을 향한 우리의 행보도 탈북민들의 한국행 노정과 다르지 않다. 남북 당국 간 대화는 단절됐고 양측은 서로 다른 '두 국가론'을 얘기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중국과의 연대를 통해 대북제재를 견디는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남북대화를 관심 밖 사안으로 돌려버렸다. 최근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핵 비확산'으로 대변되는 북미 만남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종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는 많지 않다.
국내적으로는 정부의 '평화적 두 국가'론을 둘러싼 논쟁이 거칠게 벌어지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굳이 통일이 필요한가"라는 국민여론도 확산 중이다. 특히 민주평통이 공개한 올해 2분기 국민통일여론조사에서 20대 통일 의식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낮게 조사됐다는 점은 정부의 장기적 통일전략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두 국가론'을 밀고 있는 남북,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와 균열되는 한국사회, '먼저 온 통일'인 탈북민 수 급감까지, 일련의 상황들이 우리를 '두국가'라는 현실에 안주하게 만들 것 같아 우려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