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업체간 유착비리 의혹도 확인돼
|
정부는 23일 전국 초·중·고등학교 1만2000여개를 상대로 학교급식의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비위생적인 식재료 관리, 품질 속이기, 입찰담합, 학교 업체간 유착 의혹 등 677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월 교육부·농식품부·공정위·식약처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정부합동점검단을 꾸려 처음으로 학교급식 식재료의 생산부터 유통, 학교 소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점검 결과, 전국 학교급식 생산·유통과정에 걸쳐 총체적 관리 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학교급식 생산·유통업체 중 2415개를 점검한 결과, 13개 시·도 129개 업체에서 202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특히 식재료 관리 허점도 발견됐다. 일부 업체들은 학교에 식재료를 공급하기 전에 1차로 손질하는 전처리 식재료 중 위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지난해 초·중·고교에서 사용한 농산물의 약 25%가 전처리 식재료를 사용했다.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A농산은 대장균 여부 등 수질검사를 받지 않은 지하수로 농산물을 세척하고 작업대가 아닌 바닥에서 농산물 박피작업을 벌였다. 이 업체는 수도권 50여개 초·중·고교에 곰팡이가 있는 일반감자 3200㎏을 친환경 감자와 섞어 ‘유기농 감자’ 또는 ‘무농약감자’로 둔갑시켜 836만원의 부당이익을 취했다.
또한 일반 농산물을 친환경으로, 일반 축산물을 무항생제 제품으로, 냉동육을 냉장육으로 변경하거나 유통기간도 경과한 곳도 있었다. 이처럼 공급업체들이 품질과 등급, 원산지 등을 속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제품을 납품해도 식재료 검수과정에서 육안으로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도적 허점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학교 급식 문제는 학교와 업체간 ‘검은 거래’도 한 몫했다. 정부는 이번 점검을 통해 급식 입찰 담합과 학교와 업체간 유착 비리도 적발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유령업체를 설립한 뒤공인인증서·인감도장 등을 일괄 보관하면서 입찰에 응찰하거나 계모임을 만들어 낙찰 후 이익을 분배하는 형태의 담합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급식 거래 계약시 부당한 거래를 한 사례도 471건이나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경쟁입찰이 아닌 특정업체와 부당한 수의계약을 하거나 학교급식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와 관련된 382명에 대해서는 징계 등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아울러 학교급식 가공품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동원·대상·CJ프레시웨이·풀무원 등 4개 대형업체들이 최근 2년 6개월 동안 전국 3000여개 학교의 영양교사 등에게 16억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등 학교와 업체간 유착 의혹도 확인됐다.
이러한 학교급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이날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우선 내년 상반기 중에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를 만들어 학교별 급식 만족도 평가 결과, 위생·안전점검 결과, 급식비리 등 학교급식 운영 실태를 공개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지역·게절·학교별 특성을 고려한 ‘학생건강식단’을 개발해 일선 학교에 보급하고 내년에는 교육청별 식재료 공동조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식재료의 위생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수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보급하고 학교 내부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한다. 정부는 시·도별로 10명씩 총 17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을 구성해 실태점검도 벌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