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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사업 폭 넓힐 선택
삼성전자는 14일 이사회에서 커넥티드카와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인 하만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13만1320원), 인수 총액은 80억달러(9조3800억원)로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전장부품 사업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됐다. 그동안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왔지만 하만 인수로 차량 내부 솔루션까지 영역을 넓히게 된 것이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무선통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OTA) 솔루션 등 전장사업 분야 글로벌 기업이다.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란 내비게이션을 포함해 차 내부에서 음악을 듣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텔레매틱스 기술은 차량용 무선인터넷 서비스로, 자율주행차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 중 하나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기존에 보유한 인공지능·음성인식 기술을 더하면 미래형 전장부품 개발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패널을 전장부품에 활용하는 방안도 찾을 수 있다.
디네쉬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는 “최근 IT가 자동차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분야를 고루 갖춘 기업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고객들에게 더욱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장부품업체로는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하만이 보유한 완성차업체 거래선을 흡수하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하만은 카오디오 분야에선 포드·링컨·마세라티·도요타 등과 거래해왔다. OTA 솔루션은 메르세데스벤츠·LG전자 등에 납품 중이다. 인텔·허니웰·마이크로소프트·언더 아머 등과는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글·애플과 가는 길 달라…‘토털 전장사업’ 도전
구글·애플·크루즈 오토메이션·코다와이어리스·모빌아이·엔비디아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전장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 애플은 포드·폴크스바겐 등과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카플레이’에서 협력 중이다. 구글 역시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바탕으로 현대차·쉐보레 등과 안드로이드 오토를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애플·구글과 달리 하드웨어 영역까지 도전장을 내민다. 하만의 차량용 솔루션을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반도체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세계 1위 전기차회사 BYD의 지분을 인수한 것 역시 자사가 개발한 부품과 솔루션의 탑재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커넥티드카·카오디오·소프트웨어 솔루션 등 전장사업 영역 시장은 지난해 450억달러에서 2025년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만의 매출 가운데 65%도 전장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3분기 기준 하만의 세계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시장 점유율은 24%로 1위다.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선 10%대 점유율로 2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사업은 연매출의 6배에 달하는 24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수익도 확보돼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