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취재뒷담화] ITC 최종의견서 놓고 여전히 동상이몽…LG-SK, 배터리 전쟁 ‘도돌이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311010007694

글자크기

닫기

김지혜 기자

승인 : 2021. 03. 11. 18:06

LG 배터리-horz
지난 2월11일 ITC의 최종판결이 나온지 한달이 흘렀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좁혀지지 않은 합의금 규모에 여전히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이 나왔음에도 여전히 도돌이표입니다. ITC 최종판결 후 빠르게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맞섭니다.

SK이노베이션은 문서 삭제가 덜미가 돼 ITC 소송에서 영업비밀 침해 여부는 다퉈보지도 못하고 10년간 미국내 수입금지 조치를 당한 데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영업비밀은 침해하지 않았다는 말이지요.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런 SK이노베이션의 반응에 또다시 발끈했습니다. “미국 연방영업비밀보호법에 근거한 당사의 제안을 가해자 입장에서 무리한 요구라 수용 불가라고 언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합리적인 금액을 가지고 협상테이블에 나와야 받아들인다는 입장입니다.

ITC 최종 판결 전부터 계속해서 맞붙었던 양측의 주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양측이 이미 ITC의 판결이 났음에도 이렇듯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은 결국 합의금 때문입니다. 승기를 잡은 LG에너지솔루션은 오히려 종전보다 높은 배상금을 요구하고 나섰고, SK이노베이션은 사업영위를 할 수 없는 과도한 배상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지요. 지난 10일에는 감사위원회까지 나서서 LG에너지솔루션이 수용하기 힘든 과도한 배상금을 요구할 경우 미국 사업 철수까지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ITC의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한인 4월10일까지 버티기에 돌입한 모습입니다.

지난 2월11일 ITC 최종 판결이 나온지 한달이 흘렀습니다. 아무런 소득이 없었죠. 양측의 태도를 봐서는 또다시 무의미하게 한달이 흐를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끼리 밥그릇 싸움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세계 시장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1위 업체는 중국의 CATL이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위로 내려앉았죠.

현재는 K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전세계가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언제까지 유지한다는 장담은 없습니다.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도 양측 모두 한걸음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지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