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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최악의 경제난’ 뿔난 민심 폭발에 비상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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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2. 04. 0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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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I LANKA-ECONOMY-POLITICS-UNREST <YONHAP NO-4509> (AFP)
비상사태가 선포된 스리랑카에서 2일 수도 콜롬보 시내에 배치된 군인들의 모습./제공=AFP·연합
사상 최악의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스리랑카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이에 대통령이 전국에 비상사태·통행금지령을 선포하고 주요 시설에 무장 병력을 투입했지만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현지매체 뉴스퍼스트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전국적인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1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일 오는 4일 오전 6시까지 전국에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경제난으로 인한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정부가 치안·공공질서 보호, 필수 서비스 유지를 이유로 내세운 것이다.

수도 콜롬보에서는 사상 최악의 경제난에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수백 명의 시위대가 대통령 관저 앞에서 퇴진을 요구하며 군·경 차량에 불을 지르고 돌을 던지며 충돌했다. 경찰은 지난 1일 53명의 시위대를 체포했고 다음달 21명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시위가 진정되지 않아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 등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했다.

비상사태와 통행금지가 선포된 이후 정부는 시내 주요 시설과 주유소 등에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병력을 배치했다. 과거 비상사태 선포시 스리랑카 군은 영장없이 용의자를 체포·구금할 수 있도록 했으나 현재 선포된 비상사태의 조건은 명확하지 않다. 군경 관계자는 “비상사태 선포 전에는 군이 경찰에 협조하는 역할 정도였으나 이후로는 군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관광부 장관은 “스리랑카가 직면한 주요 문제는 외환부족 때문인데 이러한 성격의 시위는 관광업에 피해를 입히고 경제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밝혔다.

정부의 시위 진압에 대한 스리랑카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콜롬보의 한 시민은 로이터에 “불가능한 일이 있을 때 사람들이 거리로 나선다. 사람들이 거리로 나설 때 정치 지도자들은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변호사 협회도 호소문을 통해 “국민들의 염원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 고통에 공감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3일 더 큰 규모의 반정부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11개 정당 연합도 “라자팍사 대통령은 내각을 해산하고 국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정당과 정부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정부가 보유한 외환이 바닥나며 석유·석탄 등을 제때 수입하지 못해 화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며 매일 최대 13시간의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와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며 주요 산업인 관광업이 타격을 받은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어진 유가 상승 등으로 최악의 전력난과 물가 상승을 맞이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올해 70억 달러(약 8조5000억원)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지만 외화보유액은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에 불과해 국가가 부도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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