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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 등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재 글로벌 경영환경을 '위기'로 인식하고 신년사와 시무식을 통해 특유의 경영 전략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복합 위기를 과감한 도전과 투자로 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투톱'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의 공동명의 신년사에서 "현재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위상과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며 "경영 체질과 조직 문화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미래를 위해 더 과감하게 도전하고 투자하자"고 전했다.
SK는 기업과 사회의 공생을 꼽았다. 최태원 회장은 "앞으로 기업들이 지구와 사람, 사람과 사람간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면서 "기후변화·질병·빈곤 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회적기업 전도사로 불리는 최 회장 다운 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3일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갖는 신년회를 통해 정의선 회장의 경영전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오프라인 신년회를 3년 만에 재개하는 것으로 그룹 본사가 아닌 연구소에서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력에 대한 강조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의 키워드는 구광모 회장이 내내 강조하고 있는 '고객'이다. 구 회장은 2023년을 '내가 만드는 고객 가치의 해'로 규정하고 "모든 구성원이 LG의 주인공이 돼 고객감동을 키워가야 한다"라고 했다. 구 회장은 더 높은 고객가치에 도전하는 구성원들을 '고객 가치 크리에이터'라 부르며 구성원들이 올 해의 주인공이 돼 '내가 만드는 고객 가치'를 찾아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계열사들도 궤를 같이 하는 '고객 중심' 전략들을 구사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고객경험(CX)와 디지털전환(DX)를 연계한 혁신 활동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며 "고객 중심 사고와 일하는 방식 개선을 통해 고객경험 기반의 중장기 목표와 로드맵을 명확히 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 성괄를 만들어 내자"고 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올해를 '고객의 해'로 선포하고 "위기극복을 위해 고객에 보다 집중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나침반이 필요하고 우리 사업의 나침반이자 본질은 고객"이라고 전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도 "사업구조 고도화는 '고객가치 혁신'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사장은 "고객가치 혁신은 거래선은 물론 최종소비자의 경험까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제품과 기술·납기와 품질 등 모든 과정에서 약속을 철저히 준수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도 "2023년을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의 해로 만들자"며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올해 핵심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강한 실행력'을 제시했다. 권영수 부회장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강한 실행력이고 이를 바탕으로 내부 역량을 강화, 효율적 업무환경을 만들어 더 큰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효성 역시 고객 목소리를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고객 목소리 경청 활동(VOC)을 넘어 고객 몰입 경영으로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면서 "고객 목소리를 열심히 듣고 반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을 다면적, 다차원적으로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고객 몰입 경영이란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행복을 추구하는 '고객 최우선주의' 실천"이라며 "최고의 품질과 원가 경쟁력 확보는 물론이고 나아가 고객이 안고 있는 문제까지도 해결해 주는 고객 몰입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정면 돌파에 나섰다. 최정우 회장은 "이미 알려진 위기는 더는 위기가 아니다"라며 "위기라는 말 속에서는 기회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고 했다. 주력 철강 이외의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AI·로보틱스 등 그룹사업과 연계 가능한 고성장 분야로 신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이차전지소재·수소·저탄소 혁신기술 등 그룹 미래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새 사업 포트폴리오를 추가한 한화그룹은 이에 맞는 조직문화 재창조를 선언했다. 김승연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함해 지속적인 신사업 확장과 사업 재편 같은 미래 지향적 경영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문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다양해진 사업, 지역, 인적 구성에 맞는 글로벌 최고의 역량을 갖추기 위하여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은 국가를 대표하는 사업을 키운다는 책임감을 갖고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을 이끄는 글로벌 메이저 사업으로 키워 나가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진그룹도 아시아나 인수를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큰 과제를 완수하는 해가 될 것"이라면서 "아시아나항공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이를 외면한다면 대한민국 항공업계가 위축되고 우리의 활동 입지 또한 타격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가 인체라면 항공업은 동맥 역할을 한다"고도 했다.
두산그룹의 키워드도 '도전 정신'이다. 박정원 회장은 "신중함을 취한다고 해서 소극적이어선 안 되며 업무 일선에선 오히려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모두가 움츠러드는 시기가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라면서 "우리는 잘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갖자"고 전했다. 새해 취임 2년차를 맞는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자산 규모를 50조원까지 성장시키겠다는 미래 청사진 '비전 2030'을 선포하면서다. 먹거리 중심은 '넷제로'다. CFE(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 시대로의 대전환은 에너지를 주력으로 한 LS에 있어 다시 없을 성장의 기회라는 게 구 회장의 설명이다.
코오롱그룹은 온라인 그룹 시무식에서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코오롱만의 성장 법칙으로 위기 너머의 기회를 향해 행동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코오롱은 "위기 극복의 열쇠는 철저한 준비로부터 시작한다"며 "차별화한 경쟁력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완성해 '위기 속 준비'를 가치 있게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번 신년사 발표는 2022년 최우수사원으로 선발된 최재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부장이 맡았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올해 복합위기를 넘기 위해 택한 전략도 '위기'보다 '기회'에 주목해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아무리 힘든 상황 속에서도 혁신과 성장은 반드시 지속되고 성취해야 할 지상과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