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램 30년·낸드 20년간 1위
"감산은 없다"… 1등 기업 자신감
전문가 "삼성, 적자 견딜 체력 충분
당장 힘들어도 점유율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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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이 지금 시험대에 올랐다. 기술 진보 속도는 둔화됐고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수요 불균형으로 시장엔 재고가 넘쳐나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위기를 맞았다. 모두가 감산에 나서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때, 삼성은 위기를 기회로 삼기로 했다. '위기에 진짜 실력 나온다'는 이재용 회장의 승부수가 던져졌다는 평가다.
◇메모리 치킨게임 시작됐다… 상반기 고난의 행군
'비대면' 생활의 일반화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던 팬데믹 특수가 막을 내리고, 글로벌 고금리·고물가 환경이 찾아오면서 첨단산업의 쌀 '반도체' 수요는 바닥을 쳤다. 재고가 쌓이자 메모리반도체 단가는 만들면 만들수록 손실을 내는 구간에 다다랐다. 지난해 초 3달러 중반대의 D램 고정단가는 올 들어 1달러대로 주저 앉았고 그 여파는 반도체 업계 연계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1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SK하이닉스의 양사 합산 영업손실은 1조4312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8조8300억원을 벌어들인 삼성 반도체사업은 올해 2700억원으로 97% 곤두박질 치면서 총 8조5600억원이 줄었고 같은기간 4조219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SK하이닉스는 1조7012억원의 적자로 돌아서며 하락폭은 5조9195억원에 달한다. 양사 합산 전년동기대비 손실액은 무려 14조4795억원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을 더 뜯어보면 위기감은 더 배가된다. 역대 최대실적을 냈다는 파운드리 부문과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인 팹리스사업의 시스템LSI 부문을 떠올리면 효자 '메모리'사업의 대규모 적자를 짐작할 수 있어서다.
올 상반기까지 메모리 단가는 바닥을 확인하고 또 확인 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회사들은 분기마다 조단위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업계에 심각한 부진의 터널이 시작된 셈이다. D램의 마이크론과 낸드플래시의 키옥시아, 급기야 SK하이닉스까지 웨이퍼 투입량을 회사별 20% 수준까지 줄이겠다는 식의 대규모 감산을 예고한 배경이다.
이 와중에도 후발주자들의 최근 기술적 성장은 괄목할 만 했다. 마이크론은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업계에서 가장 먼저 해냈고 SK하이닉스는 최고 수준으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를 출시하기도 했다. 중국 YMTC 역시 최근 232단 적층 3D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를 앞세워 위협 중이다.
◇감산 없다… 이재용式 돌파력 주목
삼성전자가 반도체부문 적자를 간신히 면한 성적표를 발표한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업계의 시선은 삼성의 입에 쏠렸다. 감산에 대한 코멘트가 있느냐 없느냐. 어떤 뉘앙스를 담고 있느냐. 답변에 따라 업계 전반의 주가가 급등락할 수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이날 라인 재정비와 설비 고도화를 언급하면서 기술적 감산을 시사했지만 기존과 동일하게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 했다.
무감산 정책에 대해 업계 평가는 '1등기업의 자신감'이었다. 김형준 서울대 명예교수(차세대 반도체사업단장)는 "과거 삼성이 반도체 혹한기에도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려간 선행 학습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메모리 압도적 1위를 유지 하고 있고 많은 유보금이 있어 감산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적자를 보더라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시각이다.
김 교수는 "당장 힘들겠지만 끝나고 나면 삼성의 시장점유율은 더 늘어나 있을 것"이라며 "경쟁사들이 감산하면 삼성은 계속 재고를 갖고 있다 호황기에 풀어 점유율을 늘리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삼성의 시각은 이미 하반기를 넘어 내년 호황기를 바라보고 있다. 단가 쎈 DDR5를 지원하는 인텔의 신형 CPU 출시는 데이터센터와 개인용 PC의 업그레이드 바람을 불러올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챗GPT가 불러온 AI 열풍이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를 찾게 만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베이비스텝으로 전환한 미국 금리 인상 행보와 중국 리오프닝이 글로벌 소비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