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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 진보 야당 향한 태국 민심…군부·재벌 제친 전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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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3. 05. 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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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LAND-POLITICS-VOTE <YONHAP NO-3674> (AFP)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 겸 총리 후보가 15일 태국 방콕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제공=AFP·연합
14일 태국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예상을 뛰어 넘는 '젊은 피' 전진당의 약진이 친(親)군부 여당과 억만장자 탁신의 야당이 지배해 온 태국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었다. 전진당이 새로운 정치사를 썼지만 군부와 야권 모두 과반수 의석 확보는 실패해 정계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전 태국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총선 개표를 완료하고 전진당(MFP)의 승리를 발표했다. 전진당은 하원 500석 가운데 지역후보 112석·정당명부 39석 총 151석으로 가장 많은 의석수를 얻었다. 뒤를 이어 '재벌' 탁신계 야당인 프아타이당이 지역후보 112석·정당명부 29석으로 총 141석을 차지하며 제2당이 됐다.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장관이 이끄는 중도성향의 품차이타이당이 지역후보 68석·정당명부 3석 총 71석으로 3위를 기록했다. 군부 진영에선 현 집권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이 지역후보 39석·정당명부 1석 총 40석, 루엄타이쌍찻당(RTSC)이 지역후보 23석·정당명부 13석으로 36석에 그쳤다.

이번 선거결과는 군부 쿠데타 출신의 쁘라윳 짠오차 총리에 대한 민심의 심판으로 풀이된다. 쁘라윳 총리가 이끄는 RTSC는 물론 그의 쿠데타 동기이자 현 부총리인 쁘라윗 부총리가 이끄는 PPRP도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총선 최대 이변은 '선거무패·제1야당'인 탁신가(家)의 프아타이당마저 제친 피타 림짜른랏의 전진당이다. 전진당의 전신인 퓨처포워드당은 지난 2019년 총선에서 집권당의 강력한 맞수로 급부상했지만 2020년 2월 거액의 후원금을 문제 삼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됐다. 해산과 함께 당시 당 대표 타나톤 쯩룽르엉낏을 포함한 지도부 17명이 10년간 정치활동이 금지될 정도로 치명타를 입었다. 그런 전진당이 이번 총선에선 8년간 정계를 휘어잡은 군부와 억만장자 재벌 탁신가의 제1야당을 모두 제친 것이다.

피타 후보와 전진당은 이번 선거에서 젊음과 개혁을 내세우며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을 적극 공략했다. "태국의 정치사를 다시 쓸 때"라고 호소한 전진당은 이번 총선에서 불가침 영역인 왕실모독죄 개혁을 약속한 유일한 정당이자, 징병제 폐지·동성결혼 합법화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총선에선 전진당이 승리했지만 정권교체 여부는 불확실하다. 야권이 집권하기 위해선 하원의원 500명에 군부가 임명한 상원의원 250명을 더한 750명 가운데 과반인 총 376석을 확보해야 한다. 피타 후보는 총선이 끝난 직후 프아타이당과의 연정을 제안했지만 두 야당의 의석수를 합쳐도 292석에 불과하다. 과반수 의석 확보 문제는 군부에게도 마찬가지다. 상원 250명이 모두 군부를 지지한다고 가정해도 하원 의석수가 76석에 불과해 326석에 그치기 때문이다.

관건은 아누틴 부총리가 이끄는 품차이타이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부든 야권이든 품차이타이당과 연정에 성공하는 쪽이 정권을 잡게 된다. 품차이타이당은 지난 2019년 총선에서 군부 주도의 연립정부에 참여했지만 이번엔 어느 쪽과 손을 잡을진 미지수다. 대마초 합법화를 주도한 아누틴 부총리는 선거일 당시 대마잎이 그려진 셔츠를 입고 투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THAILAND-ELECTION/ANUTIN <YONHAP NO-0273> (via REUTERS)
14일 대마잎이 그려진 셔츠를 입고 투표소를 찾은 아누틴 부총리 겸 보건장관./제공=로이터·연합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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